2021년 국내 프리미엄 버거 시장에 진출한 ‘고든램지 버거’가 국내에 두 번째 버거 매장을 연다. 진입 장벽이 높은 프리미엄 매장이 아닌 캐주얼 버전이다.
고물가에 ‘가성비’를 찾는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가격대를 낮춰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영국 내 기존 매장과 달리 ‘세트 메뉴’를 선보이며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웠다.
그러나 가장 저렴한 버거 하나의 가격이 1만5000원에 육박하고, 세트 메뉴의 경우 2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든램지 코리아는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고든 램지 스트리트 버거’ 론칭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매장은 2020년 론칭한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의 첫 번째 글로벌 매장이다. 현재 영국 내에서만 10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프리미엄 버거를 지향하는 기존 고든램지 버거와 달리 이번 매장은 인테리어부터 편안한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고든램지 코리아를 운영하는 진경산업 측은 “간단하지만 풍미 있는 버거와 정직하고 합리적인 버거, 패티부터 소스와 케첩까지 직접 만드는 진짜 수제 버거”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승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장(상무)은 “많은 고객이 오픈일을 문의하고 기다렸다”며 “내일부터 상당히 많은 이들이 자리를 찾아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매장엔 7000원을 추가하면 프라이즈와 탄산음료를 제공하는 버거세트도 준비했다.
다만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진경산업 측의 설명과 달리 실제 가격은 저렴하다고 보기 어렵다. 시그니처 메뉴인 ‘더 런던 버거’의 단품 가격은 1만4800원이지만 가장 비싼 ‘트러플 버거’는 버거 1개에 1만9800원에 육박한다.
세트 메뉴는 2만원이 넘으며, 트러플 버거 세트는 2만6800원이다. 보통 수제버거집에서 햄버거와 함께 먹는 셰이크는 세트 메뉴에 포함되지 않아 셰이크를 함께 즐기려면 90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비슷한 수제버거 브랜드인 쉐이크쉑의 경우 ‘쉑버거’ 싱글이 7700원, 패티를 더블로 올려도 1만2500원 수준이다. 기존 고든램지 버거 매장에 비해 저렴한 가격일 순 있지만, 시장 전체로 놓고보면 여전히 비싸다.
국내 버거 시장은 수많은 프랜차이즈 업체들과 국내 브랜드는 물론 ‘쉐이크쉑’과 ‘슈퍼두퍼’ 등 해외 유명 버거 업체들이 자리 잡고 있는 ‘레드 오션’이다.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도 올해 6월 국내 1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포지션이 확실하지 않을 경우엔 살아남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오바마 버거’라는 이름을 달고 지난해 야심차게 론칭한 ‘굿 스터프 이터리’(GSE)도 5개월여 만에 철수 절차를 밟았다.
업계 관계자는 “초반엔 고든램지 얼굴을 보고 줄 서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이라며 “가격대가 결코 저렴하다고 할 순 없다. 이 정도 값을 지불하고 먹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맛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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