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수출, 新일본 시대] 〈中〉 日 진출 돕는 수출바우처
중기부, 해외마케팅 등 비용 지원
작년 1048개사 日 수출 사업 참여
“운송비 부담 여전… 지원 늘려야”
일본에 즉석 떡볶이 등을 수출하는 식품기업 ‘영풍’은 3년 전인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며 난관에 처했다. 떡볶이를 처음 접하는 일본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서는 마트 등에서 시식 행사를 벌여야 하는데, 이런 행사가 아예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기업처럼 광고 등 대대적인 마케팅 행사를 펼치기도 어려웠다.
그랬던 영풍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5% 성장했다. 특히 한 해 매출의 31.6%인 317만2000달러(약 41억 원)가 일본에서 나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한국 중소기업 대표 브랜드 ‘브랜드K’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 음식 ‘먹방(시식 방송)’ 채널을 운영하는 일본인 유튜버 토기모치와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가수 정용화 씨 등 모델을 섭외해 떡볶이 ‘먹방’을 진행하는 등 온라인 마케팅을 펼치며 끌어낸 성과였다. 영풍의 조호준 전무는 “높은 모델료가 부담이었는데 중기부의 수출바우처 사업을 통해 떡볶이 주요 소비층인 젊은층에게 인기가 많은 인물과 협업해 현지에 제품을 알릴 수 있었다”고 했다.
한국 중소기업의 일본 수출 시장 개척이 이어지는 가운데 마케팅을 지원하는 사업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지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마케팅 예산이 많지 않은 중소기업 특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30일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바우처 지원 규모는 약 1075억 원에 이른다. 참여한 기업은 4070개사다. 특히 일본 수출 기업은 전체의 25.7%에 이르는 1048개사다. 수출바우처 사업은 정부가 중소기업에 해외 마케팅 금액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규모에 따라 최대 1억20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디자인 개발, 홍보, 바이어 발굴, 전시회 등 총 13개 분야에서 7500여 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성과도 나고 있다. 지난해 수출바우처 사업 참여 기업의 수출은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중소기업 전체 수출 증가율(2.8%)보다 3.8%포인트 높다. 지원 전 대비 신규 고용도 7238명이 늘어 고용이 전년 대비 7.8% 늘었다. 중기부는 올해 지원 규모를 1197억 원까지 확대하고 참여 기업도 5300개사까지 늘릴 방침이다.
특히 수출바우처 지원을 받은 일본 수출 기업(1048개사)이 전년(985개사) 대비 6.4% 증가했다. 일본에 새로 진출한 기업도 221개사로 21.1%를 차지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최근 일본 시장에서 한국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일본에 새롭게 진출하는 중소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방향제와 향초 등을 제조해서 아마존재팬 등을 통해 판매하는 ‘코코도르’도 수출바우처 효과를 봤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일본에 55만5000달러를 수출했다. 코코도르 관계자는 “수출바우처 사업으로 아마존재팬 입점 비용을 충당할 수 있었다”고 했다. 현지 진출 초기, 기업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며 인지도를 높이고 판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대일 수출 비용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운송비 지원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수출바우처로 운송비가 2000만 원까지 지원됐지만 전체 수출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한도 상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운송비가 전체 수출비의 15%가량”이라며 “운송비 지원 한도를 늘리면 바우처 효과가 더 잘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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