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법정 최저임금인 ‘시급 9160원’을 받지 못한 채 일한 근로자가 전체의 12.7%인 275만6000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장이 수용하기 어려울 만큼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일 이런 내용의 조사 결과가 담긴 ‘2022년 최저임금 미만율 분석 및 최저임금 수준 국제 비교’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저임금 미만율’은 법정 최저임금보다 적게 받는 근로자 비율로 농림어업(36.6%), 숙박음식업(31.2%) 등의 업종에서 특히 높았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5인 미만 사업장의 비율(29.6%)이 300인 이상 기업(2.3%)의 약 13배나 됐다.
최저임금 미만율은 2019년 16.5%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경총 측의 해석이다. 2018∼2022년 연평균 최저임금 미만율은 15.1%다. 직전 5개년인 2013∼2017년 최저임금 미만율은 12.3%였다.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의 최저임금 미만율은 상위에 랭크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최저임금 이하 근로자 비율(19.8%)은 25개 회원국 평균(7.4%)의 2.7배로 멕시코(25.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경총은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국내 경제와 고용 상황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과도하게 인상된 것이 그 배경이 된 것으로 추정했다. 2017년 대비 2022년 최저임금의 누적 인상률은 41.6%로, 이 기간 주요 7개국(G7) 국가들보다 1.3∼5.6배(인상률 0%인 미국 제외)나 됐다. 또 지난해 한국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은 62.2%로 OECD 회원국 30곳 중 8번째였다. G7 국가 평균 49.8%보다 12.4%포인트가 높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최저임금 수용성 제고를 위해선 향후 상당 기간 최저임금 안정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업종에 따라 격차가 심한 경영 환경을 고려해 최저임금의 구분 적용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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