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살아도 美에 소득세 신고-납부
이중납부 막기 위한 ‘외국납부세액공제’
일정금액 이상 보유한 외국 계좌도
美 재무부와 국세청에 보고 의무
Q. 윤모 씨(25)는 미국 시민권자다. 부모님의 미국 유학 시절에 미국에서 태어났고 5세가 되던 해에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는 계속 한국에 살고 있다. 윤 씨는 지난해에 취직했는데 회사 동료가 미국 시민권자는 미국에도 소득세를 신고해야 한다고 말한다. 왜 그런지 궁금하다.
A. 4월은 미국 소득세 신고와 해외자산 보고 마감이 있는 달이다. 보통 미국 소득세는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만 신고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보유한 자는 세계 어느 나라에 거주하고 있더라도 전 세계 소득에 대해서 미국에 소득세를 신고하고 세금 납부도 해야 한다.
윤 씨의 경우에도 미국 시민권자이므로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 소득세를 신고·납부할 의무가 있다.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는 미국에서 거주하지 않더라도 미국 소득세법상 거주자에 해당된다. 따라서 미국에 살고 있지 않고 미국에서 발생하는 소득이 없더라도 한국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 미국 국세청(IRS)에 소득세를 신고하고 납부할 의무가 있다.
물론 윤 씨는 한국에서도 세금을 신고해야 한다. 미국 시민권자이면서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두 나라에서 모두 소득세법상 납세의무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두 나라에서 납세의무가 있는 경우 소득에 대해서 세금을 두 번 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외국납부세액공제’를 적용하고 있다. 즉, 한국에서 세금을 내고 미국에 소득세를 신고할 때, 미국에서 내야 하는 소득세 중 한국에서 낸 세금을 공제해준다.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납세의무자는 4월 15일까지 소득세를 신고하고 납부도 해야 한다. 다만 해외에 거주하는 자는 자동으로 신고기한이 6월 15일까지 연장된다. 또 신고기한 연장신청을 하면 10월 15일까지 기한을 연장할 수도 있다. 문제는 두 경우 모두 신고 기한만 연장되고 납부기한은 연장되지 않으므로 4월 15일이 지나서 세금을 납부하면 이자(현재 7%이며, 분기별로 변동)가 발생한다. 조금이라도 세금을 아끼기 위해서는 4월 15일까지 세금을 신고하고 납부하는 것이 좋다.
미국 시민권자라면 소득세 신고 외에도 외국에 보유하고 있는 계좌도 보고해야 한다. 미국 재무부에 신고해야 하는 의무(FBAR)와 IRS에 신고하는 의무(FATCA) 등 두 가지가 있다. 둘 다 한국에 보유한 예금 및 금융상품 합계 금액이 일정 금액을 초과하면 보고 의무가 생기는데 FBAR는 연중 하루라도 1만 달러(약 1310만 원)를 초과하면 신고해야 하고 FATCA는 연말 기준 20만 달러를 초과하거나 연중 최고 잔액이 30만 달러를 초과하면 신고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2000만 원 정도의 예금을 갖고 있다면 FATCA는 신고하지 않아도 되지만 FBAR는 신고해야 한다. 또 기준금액은 FATCA가 FBAR보다 높지만 비상장법인의 지분도 신고 항목에 포함돼 있다.
보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페널티가 부과되며 고의적으로 보고하지 않은 경우에는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과거에 보고를 누락한 것이 고의성이 없었다는 진술서를 제출하는 자진신고간소화 절차를 이용하면 벌금을 면제 또는 경감 받을 수 있으니 그동안 신고를 누락했다면 최대한 빨리 보고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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