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의 감산 소식이 월요일 시장에 고스란히 영향을 끼쳤습니다. 미국 뉴욕증시는 3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는데요. 정유주가 속한 다우지수는 0.98% 상승, S&P500지수는 0.37% 상승했고 나스닥지수는 0.27% 하락했습니다.
전날 OPEC+는 5월부터 하루 166만 배럴의 원유 생산량을 감축한다고 밝혔는데요. 기습적인 대규모 감산 소식에 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 급등한 80.2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5.7% 오른 배럴당 84.45달러를 기록했고요. 오전엔 둘다 상승률이 8%대로 치솟았다가 살짝 누그러진 건데요. 그래도 거의 1년 만에 하루 최대폭의 상승이라고 합니다.
유가 상승에 에너지주는 일제히 뛰었는데요. 엑슨모빌(5.9%), 셰브론(4.2%), 옥시덴탈페트롤리움(4.4%) 주가가 모두 올랐습니다. 마라톤오일과 코노코필립스 주가는 9% 넘게 뛰었고요. S&P500의 에너지 지수 역시 4.91% 급등했습니다.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이번 감산이 국제유가를 얼마나 끌어올릴까요. 그리고 인플레이션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해석이 분분한데요.
일단 OPEC+의 실제 감산량은 공표한 것보다 적은 하루 약 7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RBC캐피털마켓 헬리마 크로프트 전략가). 이미 목표치보다 생산량이 적은 국가들이 많기 때문인데요. 그렇다 하더라도 예상치 못했던 이번 감산 조치로 국제유가가 들썩일 수밖에 없는데요.
골드만삭스는 올해와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90달러에서 95달러로, 내년은 97달러에서 100달러로 끌어올렸습니다. UBS는 당장 6월까지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로 뛸 수 있다고 전망했고요.
하지만 씨티그룹의 글로벌원자재 분석가인 에드 무스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다른 얘기를 했습니다. “배럴당 100달러의 시나리오가 나오지만 나는 아직 그 근처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건데요. 배럴당 100달러까지 가려면 “훨씬 더 많은 석유가 시장에서 제거돼야 하고, 더 많은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서 공급 차질이 발생해야 한다”는 이유입니다.
증시에선 ‘유가 상승→물가 자극→중앙은행 통화긴축 강화’로 이어질지에 특히 관심인데요. 실제로는 미국보다는 유럽 물가에 좀더 영향을 미칠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낮은 세계 1위 원유 생산국이기 때문인데요. 그레그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는 2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텍사스가 원유 생산량 하루 100만 배럴 증가로 대응할 수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죠. 미 연준은 주로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 지수를 참고하기 때문에 이번 원유 감산이 통화정책 경로를 크게 흔들진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반면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물가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뜩이나 경기침체 걱정도 큰데 말입니다. By.딥다이브
*이 기사는 4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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