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평균연봉 1억원 넘은 대기업 35곳…최고 연봉 기업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4일 16시 46분


직원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넘긴, 이른바 ‘1억 클럽’에 가입한 대기업이 3년 만에 4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봉 1위 기업은 에쓰오일로 직원 1명당 평균 1억7000만 원 이상을 받았다.

4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100대 상장사(금융업 제외) 가운데 1억 클럽에 속한 기업 수는 35개로 2019년 9개에서 26곳 증가했다. 기존 1억 클럽에 들었던 기업이 한 곳 빠지고 27곳이 신규 진입한 결과다. 1억 클럽 기업은 2020년 12곳, 2021년 23곳, 지난해 35곳으로 매년 10곳 이상씩 늘어나고 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연봉 1억 원을 유지한 기업은 삼성전자, 에쓰오일, SK하이닉스, 삼성물산, SK텔레콤, 삼성SDS, LX인터내셔널, 롯데정밀화학 등 8곳이었다. 이들 8곳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3662만 원으로 2019년의 1억835만 원 대비 26.1% 늘었다.

2019년 평균 연봉이 1억26만 원이었던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8624만 원으로 14.0% 줄었다. 2020년 태양광 사업을 하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흡수합병했는데, 젊은 직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평균 연봉이 낮아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최고 연봉 기업은 에쓰오일이었다. 에쓰오일 직원 평균 연봉 1억7107만 원은 1억 클럽 35곳의 평균 연봉 1억1986만 원보다 5121만 원(42.7%)가 높다. 에쓰오일 연봉은 2019년 1억1033만 원에서 3년 만에 55.1%나 뛰어올랐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고유가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국내 4대 정유사 중 한 곳이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2조4460억 원, 3조4081억 원으로 사상 최대 성과를 냈다.

2위는 최고 연봉 기업 자리를 여러 차례 차지한 바 있는 SK텔레콤(1억4500만 원)이었다. 카카오(1억3900만 원), 네이버(1억3449만 원), 삼성SDS(1억3100만 원)까지 정보기술(IT)업체가 4곳이나 평균 연봉 ‘톱10’에 들었다. 다만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전년 대비 각각 11.7%, 23.7% 평균 연봉이 줄었다.

LS그룹의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유통업체인 E1(1억4400만 원)이 3위에 오른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E1은 지난해 신규 시장 개척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LPG 수요가 늘어난 결과 실적이 개선됐다. 그 보상으로 직원들에게 기본급 대비 1500%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 평균 연봉 상승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1억3500만 원)는 전년보다 평균 연봉이 6.7% 뒷걸음질치면서 7위에 올랐다.

매출액 100대 기업 중 3년 간의 인상률만 따지면 해운사 HMM(옛 현대상선)이 독보적이다. HMM 직원 연봉은 2019년 대비 102.4% 늘어 1억2358만 원을 기록했다. 3년 만에 연봉이 2배가 됐다는 얘기다. HMM은 해운업 불황으로 인해 2011~2019년 9년간 임금을 동결했다가 2020년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을 재개했다. 2021년과 지난해는 전 세계 공급망 불안으로 컨테이너선 운임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직원들에 대한 보상도 크게 올랐다.

이상호 한경연 경제조사팀장은 “지난해 경제 성장이 둔화됐는데도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임금상승률이 높아 1억 클럽 기업수가 증가했고, 연봉 상승 기조를 봤을 때 올해도 일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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