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구당 전기, 가스 등 에너지요금 소비 지출액이 지난해보다 20~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가스요금은 현 수준에 요금동결이 이뤄져도 22.9%, 전기요금도 올해 남은 3개 분기 요금인상이 없어도 전년보다 17.5% 지출 부담이 늘 것으로 추산됐다.
5일 에너지경제연구원(에경원)이 발표한 ‘동절기 난방비 급등 사태 진단과 대응방향 이슈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주택 난방용 도시가스 연평균 지출액(기본료·부가세 제외)은 전년 대비 22.9~30.4%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올해 가구당 월별 도시가스 사용량이 지난해와 동일하다는 전제 아래 ‘요금동결 시’ 혹은 ‘이달 한차례 MJ(메가줄)당 2.6원 요금인상’이 된다는 두가지 가정으로 각각 산출한 수치다.
올해 주택 난방용 도시가스 요금이 인상 없이 현재 수준(MJ당 19.7원)으로 유지되더라도 도시가스 연평균 지출액은 지난해 40만5000원에서 올해 50만4000원으로 22.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가스 도매요금(주택용 기준)이 네 차례(4·5·7·10월)에 걸쳐 MJ당 5.47원(38.4%) 오른 영향이다.
또 이달 도시가스 요금이 MJ당 2.6원 오른 후 올해 추가인상이 없다면 주택난방용 도시가스 지출액은 40만5000원에서 53만4000원으로 약 30.4% 늘 것으로 추산했다.
전기 소비지출액(부가세·전력기반기금 제외)도 지난해보다 최소 17.5~23.5%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스요금과 마찬가지로 올해 가구당 월별 전기사용량이 지난해와 동일하다는 전제 하에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추가 인상이 없을 경우 가구당 전기 소비 지출액은 지난해 33만4000원에서 올해 39만2000원으로 17.5% 늘 것이란 분석이다.
전기요금이 지난해 세 차례(4·7·10월)에 걸쳐 kWh(킬로와트시)당 19.3원(21.1%) 오른 데 이어 지난 1분기 kWh당 13.1원으로 인상된 영향이다.
만약 전기요금이 오는 3분기(7~9월) 한 차례 더 kWh당 13.1원 더 오른다면 가구당 평균 지출액은 33만4000원에서 41만2000원으로 23.5%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에경원은 보고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급등 사태가 단기간 해결되기 어렵고, 현재 원가 이하로 공급 중인 주택용 전기·도시가스 요금 수준이 계속 유지된다면 한국전력공사(015760)과 한국가스공사(036460)의 미수금은 지속해서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연료비가 처분가능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1분기 기준 20% 안팎)이 큰 소득 1분위가구에 대한 우선 지원이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질 방안으로 ‘등유·프로판 등 현재 상대적으로 비싼 연료를 사용하는 취약층 가구에 대한 차등 지원 방안’과 ‘난방용 에너지 지원 강화 및 취약계층별 지원 범위·수준 차별화’를 제언했다.
이 외에도 국제 에너지 가격을 반영한 에너지요금 원가주의 확립, 요금 인상 기조에 대한 국민수용성 확보 노력, 난방용 에너지 수요관리 강화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정부여당은 2분기(4~6월) 전기·가스요금 결정을 유보한 상태다. 고물가에 따른 서민가계 부담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 속 요금결정을 뒤로 미뤘지만, 정부의 ‘요금 인상’ 의지는 확고하다. 현재 정부여당은 요금 인상에 대한 국민 수용성을 높이고, ‘인상 폭’을 결정하기 위한 여론수렴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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