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기업들이 홀로 기술개발을 한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여러 기업들이 파트너십을 맺고 다함께 협력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한국바스프 서울사무소. 라르스 키사우 바스프 넷제로 액셀러레이터 총괄사장(50)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업 간 협력’을 수차례 강조했다. 복잡한 공급망 속에서 전 세계 수많은 기업들이 얽혀 있는데 한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 감소가 어렵다는 의미다.
독일에 본사를 둔 바스프는 글로벌 화학기업 중 매출과 브랜드가치 모두 1위다. 2022년 1월 실질적인 탄소 감축 실현을 위해 넷제로 액셀러레이터 조직을 출범했다. 이 조직을 총괄하고 있는 키사우 사장은 한국 기업들과 탄소중립 협업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했다.
바스프는 이미 다양한 한국 기업들과 손잡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해상선박에서 탄소포집 및 저장(CCS)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GS건설과는 탄소포집장치 표준 모듈화 솔루션을 공동 개발 중이다. 바스프가 의장사인 글로벌 ESG 협의체 ‘VBA’는 SK, 신한은행, 포스코 등이 참여해 ESG 측정 표준 지표 개발을 목표로 한다. 키사우 사장은 “한국 기업과 사람들은 혁신과 새로움에 대해 늘 열려 있다”라며 “이런 점은 탄소중립을 위한 신기술 등을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데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데이터화’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바스프는 대형 화학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4만5000여 개의 전 제품에 대한 ‘탄소 발자국’을 1시간 내로 계산해 고객사에 제공한다. 키사우 사장은 “몇년 전부터 탄소발자국이 낮은 제품을 원하는 고객이 많아져 정확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라며 “내부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덕분에 탄소배출량을 투명하고 정확하게 고객에게 알려주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바스프는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16% 줄여 놓은 상태다. 2030년까지는 2018년 대비 25%, 2050년에는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인터뷰 말미에 개인적인 삶의 목표를 물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아이들 이야기를 꺼냈는데 넷제로 조직의 수장다운 답변이 나왔다. 그는 9개월 된 늦둥이 아들과 19세 딸을 두고 있다.
“저는 굉장히 운이 좋은 세대라 경제 발전도 이루고 일자리 기회도 많은 환경에서 지냈습니다. 앞으로의 제 책임은 환경을 적극 보존하고 기후 변화에 대항해 우리 아이 세대도 좋은 환경과 기회를 누리게 해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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