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PF대출 연체율 10%… 1년새 2.8배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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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기준… 레고랜드 사태 여파
카드-할부사 연체율도 1년새 5배로
“부동산경기 악화에 점검 필요” 지적

국내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최근 1년 사이 3배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악화와 맞물려 금융당국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7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4조5000억 원, 연체율은 10.38%였다. 연체율은 1년 전(3.7%)에 비해 2.8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최근 석 달 사이의 연체율 변화를 살펴보면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3분기(7∼9월)와 비교해 잔액은 같았지만 연체율은 2.22%포인트나 상승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증권사들이 대출금을 회수하기 어려워지면서 연체율이 석 달 만에 크게 오른 것이다.


증권 이외에 다른 제2금융권 연체율도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신용카드 및 리스·할부(여신전문)사 연체율은 2.20%로 1년 전(0.47%)보다 약 5배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1.22%에서 2.05%, 보험사의 경우 0.07%에서 0.60%로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중소형 저축은행과 캐피털이 부동산 PF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연체율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은행 연체율은 0.01%로 1년 전에 비해 오히려 0.02%포인트 낮아졌다.

윤 의원은 “부동산 PF 연체 부담이 작은 대형 증권사를 고려하면 일부 중소형 증권사의 연체율이 20%에 육박한다는 의미”라며 “금융당국이 유동성 지원 대책을 재점검하고 관련 통계의 공시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증권사 등 제2금융권의 연체율 상승이 거시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연체가 특정 증권사에 집중돼 있지 않은 데다 전체 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하다는 것이다. 현재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는 약 74조 원인데, 이 중 연체대출의 비율은 0.67%(5000억 원)에 그친다.

금감원은 금융권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 손실 흡수 능력을 갖추도록 점검할 방침이다. 또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과도 긴밀히 협의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권의 PF 대출 연체율이 소폭 상승했으나 과거 PF 대출 연체율과 비교하면 대단히 낮은 수준”이라며 “관련 위험에 많이 노출된 금융사에 대해선 건전성, 유동성 상황을 별도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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