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최근 3%대까지 떨어진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이 당분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반영한 시장 금리 하락과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대출 금리는 1년 전과 비슷해졌다.
11일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혼합형)는 3.64∼5.86%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4.62∼6.875%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3개월 만에 금리 하단이 1%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역시 4.18∼6.632%까지 내려왔다. 신용대출 6개월 변동금리는 이날 4.75∼7.04% 수준으로, 금리 하단이 4%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5%를 넘나들던 예금금리는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기준 4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금리(1년 만기 기준)는 3.37∼3.50%로 모두 기준금리 이하였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월 은행들이 신규로 취급한 정기예금 가운데 금리가 연 3∼4%인 상품이 84.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연 4∼5%는 6.9%였고, 연 5∼6%는 0.7%에 불과했다.
최근 금리가 낮아진 것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의 여파로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또 금융당국이 ‘상생금융’을 강조하며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해 은행들이 자발적으로 가산금리를 낮춘 것도 영향을 미쳤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와 전세대출의 지표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정기예금 금리 하락에 따라 내림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의 변수가 없다면 대출금리는 당분간의 추세가 이어지거나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3월 코픽스도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앞으로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정기예금 금리의 경우 은행이 높은 금리를 주고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낮아졌기 때문에 하락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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