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낮은 물가상승률은 연준 긴축 사이클의 끝을 알리는 신호일까요. 일단 투자자들은 그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다우지수 1.14%, S&P500 1.33%, 나스닥지수 1.99% 상승 마감했네요.
이날 개장 전 나온 생산자물가지수(PPI) 보고서가 상승세를 견인했습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PPI는 전월보다 0.5% 하락했는데요.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입니다. 1년 전과 비교한 PPI 상승률은 2.7%로, 시장 예상치(3%)를 밑돌았습니다. 생산자물가의 상승세가 확연히 둔화된 건데요.
전날 나왔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 5.0%)은 약간 애매했거든요. 예상치를 밑돌긴 했지만 시장에 안도감을 주기엔 살짝 부족했는데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좀더 뚜렷하게 인플레 둔화를 알렸습니다. 도매물가의 하락세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이날은 실업수당 통계도 나왔는데요. 신규로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 수가 예상치(23만5000명)보다 많은 23만9000명을 기록했습니다. 뜨거웠던 미국 고용시장이 식어가고 있다는 뜻인데요. 이 역시 월가에선 긍정적으로 해석했습니다. TS롬바드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블리츠는 FT에 “실업률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오르기 시작할 거고 그렇게 되면 연준은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투자자들을 환호하게 만든 또 한가지는 앤디 재시 아마존 CEO의 주주 서한입니다. 아마존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전쟁에 뛰어든다는 사실을 공개했는데요. 베드록(Bedrock)이란 이름의 새로운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합니다.
개인소비자를 겨냥한 AI 챗봇을 내놓은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과 달리 기업용 AI 서비스에 집중한 건데요. 기업 고객은 베드록을 통해 복수의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LLM인 ‘타이탄’은 물론 스타트업인 AI21랩스와 앤트로픽의 LLM에도 접근할 수 있다는군요.
앤디 재시 CEO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기업들은 대규모 언어모델을 사용하길 원하지만 훈련하는데 수십억 달러가 들고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대부분 기업은 그것을 거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래서 그들은 이미 훌륭한 기본 모델에서 작업한 다음 목적에 맞게 사용자 정의를 할 수 있기를 원하는데 이것이 바로 ‘베드록’”이라고 설명했죠.
이날 아마존 주가는 4.67%나 급등했습니다. 한동안 아마존은 성장동력이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주가가 급락했는데요. AI 경쟁에서도 뒤지면서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마저 MS나 구글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죠. 일단 아마존은 서둘러 AI 서비스를 내놓으며 치고 나가는 모습인데요. 클라우드 서비스를 둘러싼 경쟁은 더 치열해지겠군요. By. 딥다이브
*이 기사는 14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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