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술’ 소주의 핵심 주원료 주정값이 지난해 10년만에 인상된 데 이어 올해도 오른다.
일각에선 지난해 1차 주정값 인상과 함께 병뚜껑 가격과 빈용기보증금 취급수수료가 올랐고 올해 빈병값과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증가해 소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압박에 가격 동결을 선언한 소주 제조사들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소주 제조사에 주정을 판매하는 대한주정판매는 18일 주정값을 평균 9.8% 인상한다. 지난해 2012년 이후 10년만에 평균 7.8% 값을 올린데 이어 전례없는 2년 연속 인상이다.
평균 인상률이 적용 될 경우 과세 주정은 드럼(200L)당 39만1527원에서 42만9896원이 된다. 미납세와 면세는 41만6127원으로 오른다.
대한주정판매는 진로발효 등 10개 국내 주정 제조회사가 지분을 참여해 만든 판매 전담 회사다. 업체들이 제조한 주정을 일괄적으로 사들인 뒤 각 소주업체에 판매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소주업체들은 대한주정판매에서 사들인 순도 95% 주정에 물과 감미료로 희석시켜 소주를 만든다.
소주의 핵심 재료인 주정값이 오르면서 소줏값 인상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소주 출고가는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변경됐지만 가격 민감도가 높고 세금 비율이 높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식품과 주류 제조사들을 상대로 가격 인상 자제 요청을 하고 있어 제조사들의 고심은 더하고 있다.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곧장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병값, 병뚜껑 등 원부자재는 물론 물류비와 인건비 상승도 소줏값 인상 요인들이다. 특히 주정값의 경우 소줏값에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인상폭과 시기를 두고 눈치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2년과 2008년, 2022년 주정값 인상 이후 대부분 업체들이 한달 내 가격을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주의 핵심 원료인 주정값이 약 10% 올라 소주 제조 업체들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유독 정부가 제조사들에게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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