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는 ‘홈택스’, 지방세는 ‘위택스’, 기초연금 등 복지 신청은 ‘복지로’에 하라고? 이거 언제 다 찾아다녀?”
앞으로 국민이 특정 공공서비스를 이용할 때 어느 사이트를 이용해야 하는지 이곳저곳 찾아다닐 필요가 없을 전망이다. 정부가 1500여종의 공공서비스를 하나의 아이디(ID), 한 번의 로그인으로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범정부 통합서비스 창구를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고진 위원장이 14일 오전 열린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실현계획 보고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이날 윤석열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디지털플랫폼정부의 세부 청사진과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보고했다.
정부는 우선 국민이 모든 공공서비스를 한 곳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범정부 통합서비스 창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분산된 1500여종의 서비스를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연계·통합할 방침이다. 통합 창구가 구축되면 지금처럼 국세를 내기 위해 ‘홈택스’로, 기초연금 등을 신청하기 위해 ‘복지로’ 사이트로 접속하는 번거로운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제공하는 혜택을 국민이 쉽게 알도록 인공지능(AI)이 개인 맞춤형 혜택을 알려주는 ‘혜택 알리미’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다. 그동안 국민은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모르거나 바빠서 또는 절차가 복잡해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는 중앙부처가 제공하는 1021종의 수혜성 서비스를 대상으로 알리미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민이 몸소 체감할 수 있도록 AI와 데이터로 일상의 불편을 해소하고, 재난·안전 문제 등 여러 사회 현안을 획기적으로 해결하는 ‘국민 드림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올해는 부처·지역별 산재한 청년정책을 종합해 추천·알림·접수 기능을 제공하는 ‘청년정책 통합플랫폼’ 등 26개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과제에는 총 1435억원을 투입한다.
◆세계 최초 정부 전용 초거대 AI 도입…“정부, 부처 간 칸막이 허 원팀 될 것”
정부는 부처와 부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정부와 민간 사이를 가로막는 데이터 칸막이를 없애고 똑똑하고 일 잘하는 정부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우선 기관 간 데이터 공유·활용이 확대되도록 포괄적으로 목적 외 이용 금지, 비밀 유지를 규정해 데이터 활용을 가로막고 있는 법령을 전면 개편한다. 국민이 동의만 하면 따로 발급받지 않아도 기관 간 공유로 행정 처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부와 사법부 간 데이터(정보) 연계를 확대한다. 또 AI가 다양한 데이터를 읽을 수 있도록 보도자료, 법령상 민원 서식 등의 정부 문서를 생성 단계부터 AI가 읽을 수 있는 방식으로 저장·공개할 계획이다.
또 국민 생활과 밀접한 중요 정책은 반드시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한 데이터 분석을 거쳐 추진하도록 증거 기반 정책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데이터 표준모델 구축·확산 및 공무원 데이터 분석 역량 강화를 추진한다. 민간의 초거대 AI 인프라에 내부행정시스템(온나라) 생성문서, 보도자료 등을 학습시켜 세계 최초 정부 전용 초거대 AI를 도입하고, 복지, 민원 업무 전반에 적용해 정부 행정 품질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계획이다.
아울러 원팀 정부의 기술적 기반으로서 민간과 공공 데이터와 서비스를 안전하게 연결하고 융합·활용할 수 있는 최상위 통합플랫폼 ‘DPG허브’(가칭)를 구축한다. DPG허브에서는 데이터레이크 등 데이터 융합 인프라와 초거대 AI 활용 인프라, 혁신테스트베드(플레이그라운드)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1만7000여개의 정부시스템이 상호 원활하게 연계·연동되고, 코로나 팬데믹 등 급박한 외부 환경 변화에 신속·유연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정부시스템 민간클라우드 전환(2026년까지 대상 시스템 70% 전환)과 함께 클라우드 최적화(네이티브)를 본격 추진한다.
◆“대중교통 승하차 정보 등 국민 수요 높은 데이터 신속 개방”
정부는 디지털플랫폼정부를 기업과 정부가 함께하는 성장 플랫폼으로 만드는 등 AI·데이터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AI 핵심인 고품질 데이터를 획득·품질관리·활용·재생산하는 데이터 경제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데이터 기반으로 국가 주요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하기 위해 교통, 안전, 에너지, 도시 등 4대 중점 분야 대상 초연결 디지털트윈을 구축하고 단계적으로 의료, 환경, 행정 등 국정 전 분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국민·기업 수요는 높았으나 공개되지 않았던 사업자 등록번호, 자동차 등록정보 등의 핵심 데이터도 국민이 원하는 방식으로 신속하게 개방한다.
민간 역량으로 정부 서비스를 혁신하는 고브테크(GovTech) 산업도 디지털플랫폼정부 핵심산업 중 하나로 집중 육성한다. 공공서비스와 결합된 민간의 혁신적 융합서비스가 창출될 수 있도록 자동차 정기검사 예약, 국립자연휴양림 예약 등 국민 수요와 활용 가치가 큰 공공서비스를 2026년까지 220종 개방할 계획이다. 또한 민간의 혁신 서비스가 신속히 도입될 수 있도록 정부시스템 구축 절차를 간소화하고 민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W) 활용이 가능한 분야는 우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로써 2026년까지 1만개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혁신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컴퓨팅 파워 등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권역별 ‘DPG 혁신 네트워크’(가칭)를 구축·운영해 지역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한다. 또한 현재 광역·기초로 이원화된 지방행정시스템을 차세대 지방행정공통시스템으로 통합해 행정 간소화, 효율성을 제고한다. 이와 함께 지역 디지털플랫폼정부로의 전환 기반을 마련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협의체 운영으로 디지털플랫폼정부를 지역 일선까지 확산할 예정이다.
◆“제로 트러스트 등 보안 신기술 도입해 개인정보 유출 걱정 없는 정부 만들겠다”
디지털플랫폼정부로 전환할 시 개인정보 유출 등 정보보안 우려가 있을 수 있다. 정부는 국민 누구나 안심하고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플랫폼정부를 구현하기 위해 개인정보에 대한 국민 권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우선 공공시스템에 개인정보 접속기록 점검·관리 기능을 도입하는 등 개인정보 통제·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주요 분야의 마이데이터 유통체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어 디지털플랫폼정부 개방·공유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보안체계로 제로 트러스트, 공급망 보안 등 보안 신기술을 도입·적용해 보안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제로 트러스트란 정보시스템 구성 및 이용 환경(사람, 기기, SW, 네트워크 등)의 보안성을 신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검증해 보완하는 개념을 말한다. 공급망 보안은 칩, 서버, 네트워크 장비, 라이브러리 등 제품을 구성하는 요소와 공급업체를 명세화하고 관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2026년 연간 2조원에 달하는 시간과 비용 절감하게 될 것”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관계 부처와 함께 핵심 추진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우선 올해는 핵심데이터 개방, 행정부와 사법부 간 디지털 연계, 국민 체감 선도서비스 제공으로 추진동력을 확보한다. 내년에는 주요 대국민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고, DPG허브 구축 및 정부 전용 초거대 AI 도입 등 기반 구축으로 실행력을 높일 계획이다. 2025년에는 디지털 행정혁신을 가속화해 디지털플랫폼정부가 성숙 단계에 진입하도록 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2026년 디지털플랫폼정부 완성 시 “첨부서류 제로화로 연간 2조원에 달하는 국민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게 된다”며 “공공부문 종이 사용량은 50% 감축되고 SaaS 기업도 1만개 육성된다”고 밝혔다.
고진 위원장은 “디지털플랫폼정부는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부와 민간이 긴밀하게 협력하여 세계적인 모범사례를 만들어 나가는 희망차고 담대한 도전”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나라, 인공지능으로 24시간 똑똑하게 봉사하는 정부, 국민과 기업이 더 크게 도약하는 미래를 대한민국 디지털플랫폼정부가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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