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물가 상승률이 지난 전망치인 3.0%를 다소 상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한은은 또 물가 리스크가 여전히 높다며 인플레이션 안정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창호 한은 조사국장은 14일 한은 홈페이지 블로그에 ‘글로벌 경기는 최근 금융부문 리스크 증대로 불확실성 높아져’ 제하의 글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중 목표 수준을 상회하고 근원물가도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둔화할 가능성이 있는 등 물가 리스크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최 국장은 “최근 주요국 금융부문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정책여건의 불확실성도 크다고 판단된다”며 “따라서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면서 경기 및 금융안정 상황과 여타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 국장은 국내 경제와 물가 전망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반도체 경기는 생산업체의 재고 누증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부진이 심화했다. 주요 기업의 감산에 따른 재고조정이 진행되면서 하반기 이후 부진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본격적인 회복 시점과 속도에 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또 국내 경제가 성장세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경제는 상반기까지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하반기부터는 IT 경기 위축이 완화되고 중국 리오프닝 파급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성장세를 점차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같은 성장 흐름을 감안할 때 올해 경제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인 1.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근원 물가가 예상보다 더디게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 가격 하락세가 확대되면서 4%대 초반으로 상당폭 낮아졌다. 반면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 수준을 유지하면서 지난해 말 이후의 더딘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일반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4% 수준에서 소폭 낮아지는 데 그쳤다.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 이후부터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최 국장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중반까지는 지난해 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빠르게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국제유가 추이와 국내외 경기 흐름, 공공요금 인상 폭과 시기 등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근원물가도 최근의 더딘 둔화 속도, 소비 부진 완화, 비용인상압력 누적에 따른 이차 파급영향 확대 가능성 등이 상방 리스크로 작용하면서 예상보다 둔화 속도가 더딜 수 있다고 내다 봤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3.0%)를 다소 상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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