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은행은 공공재”에 호응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8% 늘어나
인터넷은행 3곳도 300명 수시채용
광주-대구-부산-전북銀, 내달 선발
5대 시중은행이 상반기(1∼6월)에만 1500명에 이르는 신규 채용을 진행한다. 은행의 ‘공공재 성격’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주문에 호응하듯 채용 규모를 전년 대비 60% 가까이 늘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상반기에 약 1500명을 신규로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상반기(950명)와 비교했을 때 58% 늘어난 수준이다. 5대 은행 모두 채용 인원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NH농협은행의 상반기 채용 규모가 500명으로 가장 많았다. 2월 신입 행원 480명을 뽑아 영업점에 배치했으며, 현재 20명 규모의 경력직 채용도 진행 중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채용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1월 상반기 공채로 250명을 뽑았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에 250명가량을 뽑기로 하고 이달 중 공고를 낼 예정이다. 채용 인원을 지난해 상반기 대비 약 50명 늘렸다.
신한·우리은행은 전년보다 100여 명 많은 각각 250명을 상반기 중에 채용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수시 채용에 이어 이번 달 전문분야 채용을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하반기(7∼12월)에도 대규모 채용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17일까지 상반기 신입 행원을 뽑기 위해 서류를 접수받는다. 서류전형과 1·2차 면접, 인성검사와 최종면접 전형으로 진행된다.
시중은행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도 채용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3대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은 6월까지 약 300명을 수시로 뽑는다. 광주·대구·부산·전북은행도 5월부터 신규 채용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채용이 전년 동기에 비해 크게 늘어나는 모습”이라며 “하반기에도 은행권이 채용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2월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은행 산업을 지목하며 “공공재로서 역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과점 지위 덕분에 막대한 이자 수익을 냈지만, 그에 상응하는 공적 역할은 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이후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유의미한 사회 공헌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채용 규모를 늘리는 것도 그중 하나였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월 청년 일자리 간담회에 참석해 “금융권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만큼, 청년 일자리 활성화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다만, 은행권의 이 같은 움직임에도 상반기 전체 금융권의 채용 규모는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 부진과 금리 인상 여파로 증권, 자산운용, 캐피털 등의 실적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돼 채용 여력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전국은행연합회는 2월 상반기 금융권의 채용 규모를 4719명 정도로 추산했다. 채용 인원이 5000명을 넘었던 지난해 상반기 대비 약 5∼6%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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