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향후 기준금리와 관련해 “물가 경로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며 물가 경로를 바탕으로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 경제에 대해선 하반기 반도체 경기와 중국 경제 회복이 본격화하면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20개국(G20) 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춘계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에 간 이 총재는 14일(현지 시간) 특파원 간담회에서 “올해 물가 경로는 상반기 3%대 (진입), 하반기 3%대 초반이나 그 밑으로 갈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2%였다. 이 총재는 “국제 유가, 미 통화정책 변화 등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이 있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물가 경로를 보며 판단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올해 한국 경기와 관련해선 중국 경제 회복에 맞춰 상반기에 저조하다 하반기에 살아나는 ‘상저하고(上低下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감산하는 등 (세계 반도체가) 재고 감소로 전환하면 하반기부터 반도체 경기는 좋아질 것”이라면서 “하반기에 중국인 관광객 증가 및 대(對)중국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에 대비해 지급 보증을 위한 은행 담보 자산 관리’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지금 (한국의) 디지털 (뱅킹 발전) 속도로 볼 때 (은행) 담보 수준을 높여야 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 후 감독 체제를 만들었지만 디지털 뱅킹으로 인해 유효성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시간을 갖고 (문제를) 정리할 시간을 소셜미디어 등에서 주지 않는다”며 제2의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없도록 빠르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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