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보잉 항공기, 인천공항서 2025년부터 화물기로 개조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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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기업 IAI 생산기지 유치
국내 항공정비 STK와 투자협약
2079년까지 누적 수출 15조원 전망
화물기 개조기술 국내 이전도 기대

인천공항 IAI 화물기 개조시설 1호기(보잉 B777) 조감도. 자료: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공항 IAI 화물기 개조시설 1호기(보잉 B777) 조감도. 자료: 인천국제공항공사
2025년부터 인천국제공항이 노후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수출하는 생산기지 역할을 겸하게 된다. 이스라엘 국영기업의 화물기 개조 생산기지를 유치한 데 따른 것으로 수출 증대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7일 이스라엘 국영기업인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 및 국내 항공 정비 전문 기업 ‘샤프테크닉스케이(STK)’와 IAI가 보유한 보잉 B777 화물기 개조 사업의 투자 유치 실시협약(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사 측은 인천공항이 IAI의 첫 해외 개조 생산기지가 되며 2025년 개조 화물기를 처음 출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국영 방산기업이자 글로벌 항공우주 전문 기업인 IAI사는 낡은 항공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핵심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항공기 수명은 30년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15년 정도는 여객기로 운항하고, 개조 후 남은 기간은 화물기로 운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IAI와 STK는 외국인 투자 합작법인인 ‘아이케이씨에스(IKCS)’를 설립해 사업을 추진한다. 2025년 인천공항 내 화물기 개조시설 1호기를 마련해 보잉 B777을 화물기로 개조하는 작업을 시작하고, 2030년 에어버스 A330을 화물기로 개조할 수 있는 개조시설 2호기를 열 예정이다. 1호기와 2호기에서는 각각 항공기 2대의 화물기 개조 작업과 대형 화물기 2대의 중정비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공사에 따르면 개조 화물기 수요는 앞으로 가파르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사인 미국 보잉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41년까지 전 세계 항공 화물 시장의 화물기 수요는 2795대로 추산된다. 새로 구입하는 화물기는 33.6%인 940대에 그치고, 개조 화물기가 1855대(66.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에서 개조된 화물기는 글로벌 대형 항공사나 특송화물 항공사 등으로 수출된다. 인천공항공사는 2079년까지 누적 수출액이 약 120억 달러(약 15조 원)에 이르고 약 18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으로 화물기 개조 기술이 STK로 이전되면서 항공정비사업 글로벌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화물기 개조 기술은 항공기 기체 정비 분야에서 기술 난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공사 관계자는 “화물기 개조사업 매출의 58% 이상을 차지하는 항공부품 역시 중국 등 주변 경쟁국이 아닌 경남 사천 등을 기반으로 구축된 국내 항공부품 공급망에서 생산 조달하도록 사업 조건에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이번 협약으로) 국내 항공 산업의 동반 성장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인천공항이 보유한 세계적인 항공 운송 인프라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 정비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낡은 보잉 항공기#인천공항#화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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