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호황? 중형 조선사는 곡소리…“인력도 없고 금융지원도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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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4월 18일 1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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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구 HJ중공업 영도조선소(HJ중공업 제공).
부산 영도구 HJ중공업 영도조선소(HJ중공업 제공).
대형 조선사들이 수주 낭보를 울릴 때 중형 조선사들은 탱커 시장 침체 등으로 수주액이 크게 위축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의 고절적인 인력난 문제와 대형 조선사 대비 제한적인 RG 발급(선수금환급보증) 한도 역시 중형 조선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형 조선사는 총길이 100~300m 미만의 선박을 주로 수주, 건조하는 조선사를 의미한다. 국내 대표적인 중형 조선사로는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대한조선·대선조선·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 등이 있다.

18일 한국수출입은행의 ‘중형조선사업 2022년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중형조선사의 총 수주량은 28척, 75만CGT(표준선환산톤수)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수주액은 21억7000만달러로 53% 감소했다.

조선 ‘빅3’가 수주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중형 조선사들은 여전히 수주 절벽 위기를 넘지 못하고 있다. 전반적인 탱커 수요 부진과 하반기 컨테이너선 수요 급감 등이 이유로 지목됐다. 여기에 RG 발급을 받지 못해 전체 수주의 44%를 차지하는 중대형 컨테이너선 8척의 계약이 취소되며 수주 감소폭이 커졌다.

그 결과 조선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중형 조선사들의 수주액 비중도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국내 신조선 수주액 전체 가운데 중형사들의 비중은 3.1%를 기록했다. 전년(6.8%) 대비 반토막 이상이다.

조선소 일감 부족 여파로 선박 건조량도 부진했다. 지난해 16척, 142만DWT(선박이 운반할 수 있는 중량)의 선박을 건조해 전년 대비 13.5%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증가해던 수주잔량도 반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말 기준 중형 조선사의 수주잔량은 83척, 187만CGT로 지난해 상반기 말 대비 14% 감소했다.

중형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와 건조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발목을 잡는 인력난과 제한적인 RG 발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조선업의 고질적 인력 문제로 중형 조선사들의 인력이 대형사로 옮겨가며 중형사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수주잔량 증가로 인도 예정 물량이 늘고 있지만 기능인력 부족으로 조선사들이 계약 기간 내 선박을 인도하지 못할 것이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납기일 내에 선박을 인도 못 할 경우 지연배상금이 부과될 수 있다.

제한적인 RG 발급도 문제다. RG는 조선소에 문제 발생 시 공신력 있는 금융기관이 선주사의 선수금을 대신 환급하겠다고 약정하는 필수적인 서류다. 그런데 최근 2년간 신조선가가 30%가량 상승하며 중형사들의 RG 발급 한도가 빠르게 소진됐다. 한도 소진 시 중형 조선소들은 수주 여력이 있어도 선박 수주가 불가능하다.

이에 무역보험공사는 시중은행의 RG 발급 참여를 늘리기 위해 관련 특례보증 비율을 최근 85%로 확대했다. 조선업 호황에도 부족한 RG로 중형 조선사들이 수주를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정부가 직접 나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뿐 아니라 인력난이 심각한 중형 조선소에도 해외 기능인력 유입이 시급해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슈퍼 사이클에 진입한 조선업에서 중형사들이 호황을 누리며 시중은행의 RG 발급 한도 상향 등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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