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에 장 초반 2~3%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미 지난해부터도 예상했던 결과며 미국 외에 유럽, 일본 등 경쟁 업체들도 모두 제외돼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11분분 현재 현대차는 전일 대비 3600원(1.85%) 내린 19만1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아는 1800원(2.13%) 하락한 8만2700원에 거래 중이다. 주가는 장중 각각 3%대, 4%씩 빠지기도 했으나 하락폭을 줄였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17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에 따른 7500달러 보조금 지급 16개 전기차 대상 차종을 발표했다. 세액공제 형태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차종은 쉐보레 볼트·블레이저·이쿼녹스·실버라도, 테슬라 모델3·모델Y,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PHEV, 포드 F-150 라이트닝 등이다.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한 해외 브랜드들은 모두 이번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대차의 경우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되는 GV70이 북미산임에도 불구하고 배터리가 중국산이라 제외됐다. 미국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IRA 세부지침에 따르면 북미산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사용하거나 미국이나 자유무역협정(FTA)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광물을 40% 이상 사용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북미산 조건을 충족하는 전기차 차종은 현대차를 포함해 40여개였으나 이 같이 배터리 요건이 포함되면서 대상 차종은 16개로 크게 줄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보조금 지급 제외에 따른 주가 조정이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해 8월부터도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빠질 것이 예상됐으며 이에 따른 주가 조정도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에서도 보조금 지급 대상에 따른 희비가 주가에 크게 반영되진 않은 모습이다. 사실상 ‘테슬라의 승리’였다고 평가되는 이번 보조금 차종 공개 이후에도 테슬라 주가는 1.10% 오르는데 그쳤으며,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리비안(2.62%)과 루시드(2.85%)가 오히려 더 올랐다.
또 이번 보조금 수혜로 테슬라의 시장 지배력이 더 커질 수 있는 점은 부담이지만, 다른 경쟁사들 대비 불리한 여건이라고는 볼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한국뿐 아니라 유럽·일본 등 해외 브랜드들이 모두 빠졌기 때문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조금 지급 이슈가 긍정적이라고 할 순 없지만 지난해부터 보조금 목록에서 빠진 게 확인됐던 사실이라 주가 영향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을 제외한 해외 업체들은 다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타격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견조한 실적을 유지 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1분기 연결 기준 판매량은 98만2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조된 수요 둔화 우려가 소멸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영업이익을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13% 늘어난 11조1000억원으로 전망한다“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영업이익은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49.3% 증가한 2조4000억원을 전망한다“며 ”EV6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EV9 출시를 통해 시장 리더십을 더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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