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처한 박모 씨(36·서울 송파구)는 전세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하려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콜센터에 연락했다. 애타는 마음에 시간 날 때마다 전화했지만 보증이행 담당 직원과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처음 문의하게 되는 HUG 콜센터나 전국 주요 도시의 전세피해지원센터 상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언급한 전세사기 피해자 일대일 상담이나 ‘찾아가는 지원 서비스’가 실행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HUG가 18일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연도별 콜센터 응답률’에 따르면 HUG의 상담 신청 건수는 지난해 131만5579건으로 응답률은 50.4%에 그쳤다. 상담인력이 2021년 14명에서 지난해 말 94명으로 늘었지만 전세사기가 급증하며 응답률이 저조해졌다. 올해 1월 말 신청 건수는 17만2429건으로 응답률은 45.1%로 떨어졌다. 이는 HUG 측과 연결된 경우를 한정한 것으로 HUG에 연락이 닿지 못한 사람들까지 합하면 실제 상담 수요 대비 응답률은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 단위로 상담하는 서울 전세피해지원센터도 비슷하다. HUG 직원 12명과 변호사 1명, 법무사 2명, 공인중개사 1명이 모든 전세사기 피해자 상담과 응대를 도맡고 있다. 인천 센터는 HUG 직원 2명과 인천시 공무원 2명, 법무사 1명으로 더 열악하다. 지난달 31일 운영을 시작해 이날까지 상담 755건이 들어왔지만 현 인력으로는 역부족이다. 인천 센터 관계자는 “센터에 방문한 피해자 상담에 보통 1명당 40분 이상 걸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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