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팀, 수소로 덮인 행성 발견
새로운 지구 형성 모델 개발-탐구
“수소-마그마 상호작용해 물 형성”
지구 표면의 75%를 덮고 있는 물은 어디서 왔을까. 지구에 존재하는 물의 기원을 놓고 과학계에선 지구가 만들어질 당시에도 물이 존재했는지에 대해 오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지배적 이론은 지구가 형성될 당시 태양계 내부가 너무 뜨거워 물이 응축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구 역시도 물이 없었지만 응축되지 않은 물이 지구로 왔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과학자들이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에드워드 영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지구화학과 교수와 힐케 슐리흐팅 지구행성우주과학과 교수, 아나트 샤하르 미국 카네기과학연구소 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지구 형성 초기 대기에 풍부했던 수소와 마그마가 상호 작용해 물이 만들어졌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13일 발표했다. 물이 외부에서 온 것이 아니라 지구 자체적으로 형성됐다는 것이다.
지구는 미행성들의 충돌과 결합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미행성은 우주의 가스와 먼지, 티끌들이 뭉쳐진 작은 덩어리를 뜻한다. 미행성들의 계속된 충돌로 열과 방사성 원소가 쌓였고, 거대한 용암 바다인 마그마를 형성했다. 마그마가 점점 식으며 무거운 물질이 가라앉고 금속으로 된 핵과 맨틀, 지각 등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지구 표면에는 물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엄청난 열기 때문에 물처럼 휘발성이 높은 분자가 존재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초기 태양계에서 얼음이 형성될 수 있었던 지역의 경계는 ‘서리선’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소행성대에 위치해 있다. 이 서리선 너머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며 물이 유입됐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최근 잇따라 발견된 외계행성이다. 수백만 년밖에 안 된 초기 행성이 수소 분자로 된 대기에 둘러싸여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최근 발견된 외계행성을 통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사실을 기반으로 새로운 지구 형성 및 진화 수리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지구 형성 초기 25개 화합물이 18가지 서로 다른 반응을 가정해 지구 형성 초기의 모습을 분석한다. 연구팀은 “모델을 활용해 대기 중 수소 분자와 마그마 사이의 물질 교환을 중점적으로 탐구했다”고 밝혔다.
이 분석에 따르면 지구 형성 초기 마그마와 대기가 긴밀한 상호작용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 중 풍부했던 엄청난 양의 수소가 마그마 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수소는 금속 핵과 맨틀로 이동했다. 이어 맨틀에서 산화 반응이 일어났다. 산화 반응은 어떤 물질이 산소와 화합하는 것을 뜻한다. 즉, 수소(H)와 산소(O)가 만나 물(H2O)이 다량으로 생성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은 지구가 진화해온 여러 가능성을 설명하는 것 중 하나”라며 “아기 지구는 마그마와 대기 간의 상호 작용으로 자체적으로 물을 만들어 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최근 늘고 있는 외계행성 연구로 근시일 내에 지구 물의 기원 비밀을 풀 수도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샤하르 연구원은 “점점 더 성능이 강력해지는 망원경으로 천문학자들은 외계행성 대기의 구성을 이전보다 더 상세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생명체만 생성할 수 있는 대기 중 신호 등도 발굴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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