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NOW]
넷플릭스 추격하는 K-OTT들… 티빙 연애오락 콘텐츠서 저력
쿠팡플레이 스포츠로 차별화… ‘쿠팡 시네마’로 경쟁 격화될 듯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더 글로리’ 열풍으로 세간이 떠들썩했다. 대한민국 학폭 사건들에 대한 재조명과 사회적 처벌이 확대되는 과정에 기름을 들이붓는 역할까지도 톡톡히 해내면서 K콘텐츠의 위력을 다시 보여줬다. 그렇다면 K콘텐츠 말고 K-OTT는 어떤가?
국내 OTT 전체로 보면 단연 압도적 1위는 넷플릭스(2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150만6000명)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유료화 정책 시행을 알리며 언제 구독자가 빠져나갈지 알 수 없다. 그 뒤를 K-OTT 1위인 티빙이 MAU 459만 명 수준으로 뒤쫓고 있다. 티빙은 쿠팡플레이 대비 약 50만 명 앞서 있다. 두 플랫폼의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다. 1월 두 서비스의 격차는 76만 명이었음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의 MAU는 3월 기준 409만 명이다.
K-OTT들은 각자 이용자 수를 늘리기 위해 차별화된 전략들을 구사하고 있다. 티빙은 KT의 OTT 서비스인 시즌을 인수하면서 MAU를 끌어올렸고, 일반인들의 연애오락 프로그램들을 선보이며 콘텐츠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연간 구독료 할인 이벤트를 병행하고, 네이버 멤버십과 연계해 K-OTT 1위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쿠팡은 스포츠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SNL’, ‘안나’, ‘미끼’ 등 오리지널 콘텐츠에도 많이 투자하고 있지만 작년 7월 손흥민 선수가 뛰고 있는 토트넘을 초청해 K-리그 올스타와 1경기, 세비야FC와 1경기를 개최했다.
쿠팡플레이의 경우 이커머스 플랫폼인 쿠팡의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살펴볼 만하다. 쿠팡의 스포츠 마케팅은 쿠팡의 로켓와우클럽 구독자 수 증가에 큰 영향을 줬다. 쿠팡이 주최한 경기들의 예매와 관람은 오직 쿠팡플레이로만 가능했고, 쿠팡플레이는 쿠팡을 구독해야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쿠팡 로켓와우클럽 회원이 1000만 명을 넘을 수 있는 발판이 여기서 나왔다. 쿠팡은 국내에서 압도적 거래액(연간 40조 원 돌파)을 보유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서의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는 아마존이 미국에서 취했던 전략과도 유사하다. 아마존도 쿠팡처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를 론칭해 아마존 구독자들을 묶어두고 있다. 아마존은 2022년 기준 1억6000만 명이 넘는 프라임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인구의 절반이 아마존을 구독하고 있는 셈이다. 스타티스트 2020년 집계에 재밌는 통계가 있다. 아마존 프라임멤버십을 구독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중복 체크를 허용해 물어본 것이었는데 응답자의 89%가 ‘하루 배송’을 선택했고, 57%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선택했다. 이마케터에 따르면 아마존은 미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2022년 점유율 37.8%(AWS 포함 시 50% 수준)로 압도적 1위 사업자(2위 월마트 6.3%, 3위 애플 3.9%, 4위 이베이 3.5%)다. 이렇게 오랜 기간 아마존의 지위를 지켜준 것에는 물류뿐만 아니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효과를 배제할 수 없다.
쿠팡 역시 이 지점을 공략하고 있다. 쿠팡은 ‘쿠플시네마’ 론칭도 상반기에 준비 중이다. 극장에 상영 중인 영화를 직접 쿠팡플레이에서도 상영하는 서비스다. 물론 전통적으로 극장과 배급사가 조성해 온 영화 시장의 장벽이 워낙 높기 때문에 흥행작들을 상영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티빙을 비롯한 다른 K-OTT들과 더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조심스럽게 예상하건대 티빙과 CGV는 쿠팡 유니버스와의 경쟁을 위해 범CJ 그룹 차원에서 대응할 수도 있지 않을까. 덕분에 고객들은 치열한 경쟁으로 쏟아져 나올 양질의 K콘텐츠들을 즐길 여력이 더욱 커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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