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의 대출 연체율이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진 중소기업과 가계의 연체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잠정 연체율은 0.36%였다. 전달 말에 비해선 0.05%포인트,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땐 0.11%포인트 높아졌다. 2월 말 연체율은 2020년 8월(0.38%)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중소기업과 가계 대출의 연체율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법인, 개인 사업자 연체율은 0.47%로 전월 말 대비 0.08%포인트 상승했다. 가계 대출의 경우 신용 대출에 대한 연체율이 0.64%로 전달 말에 비해 0.09%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20%)은 지난달 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기업의 연체율(0.09%) 역시 최근 두 달 사이 큰 변화가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직후 은행 연체율은 정부의 다양한 금융지원에 힘입어 낮아지는 추세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대출 이자 상환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제 주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대출 연체율이 꾸준히 올라가는 상황을 유의하며 보고 있다”며 “다만 코로나19 시기 연체율이 너무 낮았던 점도 고려해야 하며, 장기 추세나 평균 연체율과 비교했을 때 크게 높거나 위험한 수준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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