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빚투’ 과열 우려까지 겹쳐
코스피 1.37%-코스닥 1.93%↓
금감원장 “불공정 거래 엄단”
2차전지 종목을 중심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프랑스계 SG증권에서 쏟아진 매도 물량에 일부 종목들이 이틀 연속 30% 가까이 급락했고, ‘빚투’(빚내서 투자) 과열 우려까지 증폭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25일 각각 1.37%, 1.93% 떨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거래제한폭까지 무더기 폭락한 8개 코스피·코스닥 종목들 대부분은 25일에도 하한가로 직행했다. 코스피시장의 대성홀딩스와 삼천리, 서울가스 등은 전날에 이어 이날 각각 29.97%, 29.99%, 29.92% 떨어져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의 다우데이타(―30.00%)와 선광(―29.98%) 등도 폭락을 면치 못했다.
모두 전날 SG증권 창구에서 대거 매물이 쏟아진 종목들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폭락 사태를 두고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의 반대매매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CFD는 투자자가 기초자산의 직접 보유 없이 증권사가 산정한 증거금을 내고 차액만 결제하는 파생 거래로 신용융자와 유사하다. 대신 레버리지를 일으킨 CFD 계좌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증권사는 반대매매를 통해 손실을 메우고 결국 피해는 온전히 투자자 몫이 된다.
이들 종목이 ‘빚투’로 인해 신용융자잔액률(총 발행 주식 수 대비 신용거래 매수량 비중) 및 공여율(총거래량 대비 신용거래량 비중)이 과도한 수준이었던 점도 폭락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전체 종목의 5일 평균 공여율과 신용융자잔액률은 각각 7.44%, 0.98%인 반면 최근 하한가를 기록한 코스피 종목들의 평균 잔액률은 10%를 상회했고 공여율은 30%에 달했다. 신용융자잔액률이나 공여율이 높을수록 하방 위험이 발생했을 때 급매 현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증권사들은 부랴부랴 이번 폭락 사태에 포함된 종목들을 신용대출 대상에서 빼거나 증거금률을 높이는 조치에 나섰다. KB증권은 이날부터 8개 종목에 대한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조정했고 키움증권은 해당 종목을 신용융자 가능 종목에서 제외했다.
25일 시장에서는 2차전지 관련주 주가마저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맞물려 일제히 하락하면서 증시 조정세를 부추겼다. LG에너지솔루션(―2.65%)과 POSCO홀딩스(―4.77%), 에코프로비엠(―6.46%), 엘앤에프(―5.40%) 등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2차전지 종목들도 이날 나란히 내림세를 보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차전지 종목 과열 현상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 것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 원장은 임원 회의에서 “테마주의 투자 심리를 악용한 불공정거래가 기승을 부릴 우려가 큰 시기”라며 “혐의가 있는 종목을 조사, 엄단해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SG증권발 급락에 작전 세력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는 이번 거래가 정상적이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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