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미 경제계가 첨단산업 및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대폭 확대했다.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첨단산업·청정에너지 파트너십’ 행사에 양국 기업과 기관 대표 45명이 참석해 양해각서(MOU) 23건을 체결했다. 또 이날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선 강화유리 ‘고릴라 글라스’로 널리 알려진 코닝이 한국에 대한 15억 달러(약 2조 원) 투자계획을 밝혔다.
SK E&S와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플러그파워(플러그)와 MOU를 맺고 국내 블루수소 생태계 조성에 합의했다. 블루수소는 수소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완전히 포집한 청정에너지다.
SK E&S는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을 활용해 블루수소를 생산해 발전·모빌리티용으로 전국에 공급한다. GE는 고효율 가스터빈 관련 기술을 국내 발전소에 적용하고 상용화를 추진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대용량 액화 이산화탄소 운송 선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건조할 계획이다. SK E&S는 이 같은 블루수소 생태계 구축에 6조7000억 원의 대규모 직접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 생기는 일자리는 10만5000명 규모로 추산된다.
한국석유공사와 SK㈜머티리얼즈는 각각 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과 청정 암모니아, CCS 등 저탄소 사업에서 협력하는 MOU를 맺었다. 롯데케미칼은 세계 최대 암모니아 생산 기업 CF인더스트리스와 미국 루이지애나주 청정 암모니아 생산 협력을 약속했다.
배터리 분야 협력도 강화한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미국배터리산업협회와 MOU를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에 독립 또는 합작 형태로 배터리 생산기지를 확대하고 있어 양국 간 정보 및 기술 교류도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한국바이오협회와 미국바이오협회 등이 3건의 MOU를 맺고 공급망, 연구개발(R&D), 인력 양성 등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편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양국 기업인들은 반도체, 청정에너지·전기차·항공, 바이오·정보기술(IT)·인공지능(AI) 분야 첨단 기술 동맹 강화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강력한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서 한미 양국의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긴밀히 협력해 왔다. 미래 70년의 공동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기술이 곧 안보인 시대에는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 조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게리 콘 IBM 부회장은 “삼성으로부터 많은 양의 반도체를 수입해 전 세계로 제품을 수출 중인데, 한국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웬들 위크스 코닝 회장은 “코닝은 지난 50년간 한국에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수천 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앞으로도 5년간 한국에 15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25일 워싱턴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넷플릭스가 투자한 25억 달러, 오늘 투자신고식에서 6개사 19억 달러, 코닝사에서 발표한 15억 달러까지 총 59억 달러(약 7조8800억 원)를 한국에 투자하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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