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이 30% 넘게 오른 덕인데 기저효과와 계약 일정 등 일시적 효과가 커 경기 흐름이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매판매와 서비스업 생산 등 소비지표도 대체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지만, 투자 지표는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6(2020=100)으로 전월 대비 1.6% 증가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 1월(0%)에 제자리걸음을 한 이후 2월(0.7%)에 이어 2개월째 상승했다.
1.6% 상승 폭은 지난해 3월(1.9%) 이후 12개월 만에 최대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5.1% 상승했고, 서비스업 생산은 0.2% 늘었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35.1%), 자동차(6.5%) 등이, 서비스업 생산은 부동산업(3.1%), 금융·보험(1.8%) 등에서 증가한 영향이 컸다.
특히 반도체는 14년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하며 전산업 생산의 호조를 견인했다.
전체 제조업 생산 지수의 증가 폭은 5.7%였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은 전월 대비 0.5% 상승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최근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계약 일정 등에 따른 일시적 요인으로 판단한다”며 “삼성전자의 감산 계획 발표도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추세는 감소 흐름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외에도 자동차(6.5%)와 전자부품(9.9%) 등의 생산도 늘었다.
반면 통신·방송장비, 정보통신은 각각 31.5%, 2%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2% 늘었다. 숙박·음식점업(-3.4%), 예술·여가·스포츠(-1.6%), 정보통신(-2.0%), 도소매(-0.4%) 등이 줄었으나 금융·보험(1.8%), 부동산(3.1%) 등이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 대비 0.5% 감소하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2.2%로 한달 전보다 3.3%포인트(p) 상승했다.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비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08.1로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올해 1월(-1.5%)까지 3개월 연속 감소했던 소매 판매는 2월 5.2% 오른 이후 2개월째 상승세다.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가 0.7%, 가전제품 등 내구재가 0.4% 증가한 영향이 컸다. 반면 의복 등 준내구재의 경우 1.1%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2.2%, 건설기성은 전월 대비 3.3% 하락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6p 상승해 2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반면 미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3p 하락했다. 지난 7월 이후 9개월째 변동이 없거나 하락하고 있다.
김 심의관은 “구성 지표를 보면 지난달 감소하던 광공업생산 지수가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오르고, 기계류내수출하 지수 및 건설 수주 등이 감소하면서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하락했다”라고 했다.
기획재정부는 3월 산업활동동향에 대해 “올해 1분기는 완만한 소비회복과 건설투자 실적개선 등에 힘입어 작년 4분기의 부진한 실물경기 흐름을 차츰 벗어나는 모습이다”라고 평가했다.
향후 경기흐름에 대해선 “상하방 요인이 혼재된 모습”이라면서 “생산 측면에선 중국 리오프닝 효과 기대감, 서비스업 생산의 완만한 개선 흐름 등이 긍정적 요인이나 글로벌 경기회복세 약화 가능성과 반도체 등 주력 IT 품목의 수출 부진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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