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오카네, 머니. 세상 그 누가 돈에서 자유로울까요. 동전도 지폐도. 돈은 뒤집어서 봐도 돈일 뿐입니다. 그래도 돈 뒤에 숨겨진 이야기는 있습니다. 은행, 보험사, 카드사. 그리고 이들을 감독하는 금융당국을 출입하는 기자가 돈의 행간을 한번 풀어보겠습니다.
돈의 뒷면, 오늘은 정부가 세금 3400억 원을 들여서 청년들이 붓는 적금에 기여금을 보태주고, 이자 소득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까지 부여하는 금융 상품을 한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어떤 상품인지 알아차리셨을 텐데요.
이번 정부가 강조하는 청년정책의 일환으로 6월에 출시될 ‘청년도약계좌’입니다.
아직 실제 상품이 나오진 않아서 적용 금리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만 매달 70만 원을 부으면 5년 동안 5000만 원 안팎의 목돈을 손에 쥘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개념과 정부가 보태주는 기여금 규모 등의 핵심은 다 제시된 상황인데요.
거두절미하고, 그래서 가입할 만한 상품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당연히 그렇다’입니다.
소득 기준을 채울 수만 있다면 꼭 가입하고, 가능한 많은 돈을 납입(납입한도는 70만 원입니다만 중도 인출이 불가능한 점을 고려해야합니다)하면서 정부가 주는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누려 볼만 해 보입니다.
● 월 최대 70만 원 납입, 정부는 월 최대 2만4000원 지원
청년도약계좌. 이름만보면 어떤 성격의 금융 상품인지 불문명합니다만 실제로는 간단한 상품입니다. 바로,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하는 적금 상품입니다.
가입자가 매달 70만 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 할 수 있는 5년 만기 상품인데요.
핵심은 정부의 기여금입니다.
이 기여금은 개인소득에 따라서 차등을 두고 있습니다.
가입자가 내는 납입금에 비례해서 정부 기여금을 보태주되, 소득이 낮은 경우에는 최대 70만 원인 납입한도를 다 채우기가 힘들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장치입니다.
소득에 따라서 월 최대 2만1000~2만4000원의 정부 기여금을 받을 수 있는데요.
-연 소득이 2400만 원 이하라면 40만 원을 냈을 때 2만4000원 -연 소득이 3600만 원 이하라면 50만 원을 냈을 때 2만3000원 -연 소득이 4800만 원 이하라면 60만 원을 냈을 때 2만2000원 -연 소득이 6000만 원 이하라면 70만 원을 냈을 때 2만1000원
의 기여금을 최대로 받을 수 있습니다. 연간으로 보면 최대 25만2000~28만8000원입니다.
물론, 매칭 비율에 따른 기여금이기 때문에 일정 금액 이상을 납입해야 이같은 최대 기여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연 소득 4000만 원인 가입지가 30만 원만 납입한다면 1만1000원의 기여금을 매달 받을 수 있겠습니다.
연 소득 2000만 원인 가입자가 똑같이 30만 원을 납입하면 1만8000원의 기여금을 받을 수 있네요.
이 청년도약계좌를 위해 올해 예산으로 편성된 금액이 3678억 원입니다. 이 가운데 3440억여 원이 이 기여금에 쓰이는 돈입니다.
청년들이 경제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종자돈을 마련할 수 있게 정부가 세금으로 적금 납입금을 보태주겠다는 것이지요.
왜 청년만 도와주냐, 는 차원의 논의가 있겠습니다만... 일단 개인 입장에서는 연 소득 7500만 원(기여금은 소득 6000만 원까지만 지급)과 가구소득 기준을 채울 수만 있다면 일단 가입하는 것이 이득일 수 밖에 없습니다.
● 이자 소득 비과세 혜택도 쏠쏠
청년도약계좌는 연 소득이 6000만 원을 넘어가면 정부 기여금을 한 푼도 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연소득 7500만 원까지는 가입을 할 수 있게 열어 놨습니다.
기여금을 받지 못하면서도 이 상품에 가입하는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인데요. 왜 일까요?
바로 비과세 혜택 때문입니다.
시중은행의 일반적인 금융 상품에는 늘 작지 않은 소득세가 적용됩니다.
이자나 배당 소득에서는 14%의 국세와 1.4%의 지방소득세를 더해서 총 15.4%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인데요.
이 세금을 고려하면 연 5% 이자율인 금융 상품의 실제 이자율은 4.2% 수준까지 떨어집니다.
실제로 연 5%의 금리로 월 70만 원 씩 5년 동안 적금을 붓는 것을 시뮬레이션 해보면 원금이 4200만 원이고 세전 이자 533만 7500원이 붙는데요.
여기에 15.4%의 소득세가 적용되면 82만 1975원을 고스란히 정부에 내고 나머지만 이자로 받게 됩니다.
반면에 비과세라면 80만 원 이상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죽음과 세금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저민 플랭클린의 말인데요.
피해갈 길이 없는 이 세금을 떼지 않겠다고 하니 기여금을 받지 못하더라도 가입할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는 셈입니다.
● ‘대통령의 경제책사’가 힘주는 금융상품, 금리 기대감도 커
아직 실제 상품이 나오지 않았지만, 충분히 가입해볼 만한 상품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정부가 직접 청년도약계좌를 운영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6월 출시를 위해 현재 금융당국은 금융사들과 협의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현재까지는 가입 후 3년은 고정금리, 이후 2년은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으로 연 소득 2400만 원 이하의 저소득 청년에서는 일정한 수준의 우대금리(예를 들어 0.5% 포인트)를 주는 상품이라는 설명입니다.
가장 중요한 금리가 확실하지는 않은 셈인데, 시중의 웬만한 적금 상품보다는 조건이 좋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대다수 금융사의 설명입니다.
정부가 예산까지 태워서 추진하는 ‘힘이 팍 들어간 상품’에 협력하는 금융사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좋은 금리 조건으로 상품을 설계할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위원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책사’로 불리는 김소영 부위원장이 직접 이 청년도약계좌 관련 업무를 챙겨왔습니다.
김 부위원장이 국회를 설득해서 4000억 원에 가까운 예산까지 마련을 한 상황이니 당연히 금융사들에게도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연 소득 7500만 원, 가구 소득 등 기준 채워야 가입 가능
좋은 상품입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사실 모두가 가입해서 혜택을 누릴 수는 없습니다.
일단은 만 19~34세 청년이어야 합니다. 결혼 여부는 무관하고 병역을 이행한 경우라면 최대 6년까지는 계산에서 빼주네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가입자 개인의 연 소득 기준으로 6000만 원(기여금 기준)과 7500만 원(가입 기준)의 기준선이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가구소득에서도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기준 중위소득은 정부 사업에서 주요 기준으로 활용되는 국민 가구 소득의 중간값인데요.
2023년의 경우에는 4인 가구 기준으로 540만 964원입니다. 여기에 180%를 적용하면 4인 가구의 경우 972만 1735원 이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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