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에 주식을 매도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김영민 서울가스(017390) 회장이 금융당국 수사선상에 오를 전망이다. 처분 시점이 주가 폭락 직전이었던 만큼 주가 조작을 미리 알고 매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은 지난달 28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과와 금융감독원의 조사 인력이 참여하는 합동수사팀을 구성했다. 이로써 이번 소시에테제너랄(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는 주가조작과 관련한 본격 수사 국면으로 이어지게 됐다.
합동수사단은 주가 폭락 직전 지분을 대거 처분해 이익을 본 김익래 회장, 김영민 회장을 포함해 하한가를 맞은 8개 종목(다올투자증권(030210)·다우데이타(032190)·대성홀딩스(016710)·삼천리(004690)·서울가스·선광(003100)·세방(004360)·하림지주(003380)) 기업의 회장을 수사선상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김영민 회장은 지난달 17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서울가스 주식 10만주를 주당 45만6950원에 매도했다. 이번 매도로 김 회장은 456억9500만원을 현금화했다. 김 회장의 서울가스 지분은 기존 11.54%에서 9.54%로 낮아졌다.
김영민 회장의 매도 단가와 비교해 현재 주가는 72% 하락한 상태다. 폭락 전 매도한 덕분에 약 329억원을 번 셈이다.
김익래 회장 역시 지난달 20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다우데이타(032190) 주식 140만주를 매도했다. 매도 단가는 주당 4만3245원으로 현금 605억원을 확보했다. 김 회장 지분은 기존 66.91%에서 63.26%로 줄었다.
다우데이타 역시 지난달 24일부터 연일 하락하며 김익래 회장 매도 단가 대비 현재 주가는 60% 하락했고, 지분 가치는 362억원 줄었다.
핵심은 주가 조작을 사전에 인지했는지다. 일각에서는 최근 3년 간 주가가 꾸준히 오르는 것에 대해 회장이 보고를 받지 않았을 리가 없고, 차익결제거래(CFD)가 과도하게 늘어나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는 의문이 팽배하다.
다우데이타 주가는 최근 1년간(2022년4월21일~2023년4월21일) 207.8% 상승했다. 이에 대해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는 지난달 26일 줄칩기자들과 만난 자라에서 “다우데이터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코스닥 1위”라면서 “이런 기업의 주가가 올라가니까 평가를 받는 것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다우데이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 넘게 하락했다. 게다가 핵심 계열사 키움증권의 주가가 해당 기간 6.4% 밖에 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황 대표의 해명은 의문이 남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분 승계를 계획하고 있는 지주사의 경우 주가 상승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아 주가가 오르는 걸 분명히 신경쓰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최소 회사는 분기에 한 번 주가 동향을 회장에게 보고하기 때문에 이상한 걸 몰랐다는 해명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무더기 하한가’ 사태로 해당 8개 종목의 지난 28일 기준 시가총액은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1일과 비교해 7조8492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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