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찾은 인천 이마트 연수점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장소는 매장 1층에 조성된 ‘랜더스 광장’이었다. 약 6개월에 걸쳐 전면 리뉴얼한 뒤 재오픈한 이곳은 인천을 연고지로 하는 신세계그룹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의 라커룸이 마트 내에 그대로 재현돼 있었다. 김광현, 최정 등 SSG 선수 12명의 포스터와 사인 유니폼, 배트 등도 전시해 두고 있었다. 지하 1층에도 야구단 굿즈 450종을 파는 ‘랜더스숍’이 있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마트와 야구단을 연계한 마케팅으로 오프라인 공간의 매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이날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리뉴얼 개점 한 달을 맞이한 이마트 연수점을 공개했다. 이마트 연수점 리뉴얼에는 이마트의 ‘미래형 대형마트’ 전략이 반영됐다. 단순히 쇼핑만 하는 마트에 그치지 않고 고객 체험 강화, 프리미엄 상품이란 무기를 갖춘 공간으로 거듭나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쇼핑몰처럼 ‘몰링’까지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겠다는 것이다. 마트 면적은 기존 1만2561㎡의 절반 이하인 5619㎡로 줄였지만 그로서리 매장 면적은 오히려 늘렸다. 전문점과 테넌트(핵심 점포) 면적은 기존 5950㎡(약 1800평)에서 1만1570㎡(약 3500평)까지 넓혔다.
프리미엄 상품과 체험을 곁들인 이색 식품관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수산 매장에서는 1m가 넘는 참치를 해체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해체된 참치는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손질하는 ‘오더메이드’ 형식으로 판매한다. 생연어나 광어 초밥 라인업인 ‘스시블랙’, 연수점에서만 파는 ‘마블링 8+ 와규’ 등 프리미엄 상품군도 준비돼 있었다.
마트에는 양상추 등 채소를 길러 판매하는 스마트팜도 있었다. 볼거리와 프리미엄 상품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마트에 따르면 3월 30일 재개점한 뒤 약 한 달간 연수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고객들의 시간을 점유하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는 철학에서 매장을 리뉴얼했다”고 밝혔다.
그로서리 강화는 최근 선진국형 마트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생필품 등의 온라인 소비가 확대되면서 오프라인이 차별성을 가진 신선식품이나 체험적 요소를 강화하는 게 관건이 됐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미국법인 PKRH가 운영하는 미국 캘리포니아 브리스틀팜스에서도 경력 20년 이상의 치즈 전문가, 정육 전문가 등을 직원으로 채용해 프리미엄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향후 ‘고객 체험’과 ‘프리미엄 상품군 강화’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미래형 대형마트 리뉴얼을 이어갈 예정이다. 2021년 19개점, 지난해에는 8개점을 리뉴얼 개장했다. 올해도 연수점에 이어 7월 킨텍스점을 재오픈할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온라인 시장이 중요해졌다고 오프라인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다”라며 “오프라인 매장에서 압도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도 ‘리뉴얼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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