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 부른 차익결제거래 검사
다른 주요 증권사들도 순차 진행
金회장 주가조작 사전 인지 의혹
金, 거래명세 공개하며 해명 나서
금융감독원이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차익결제거래(CFD)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키움증권에 대한 전격 검사에 나섰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사진)이 주가조작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했는지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오전 키움증권에 대한 CFD 검사에 착수했다. 나머지 주요 증권사에 대한 검사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통상 금감원의 금융사 검사 기간은 2주 정도며 필요한 경우엔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2일 국회 정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CFD 관련 증권사에 대한 조사 계획을 보고한 바 있다.
금감원은 키움증권의 고객 주문 정보의 이용, 내부 임직원 연루 여부 등을 검사할 방침이다. 2월 말 기준 키움증권의 CFD 잔액은 5181억 원으로 교보증권(6131억 원)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다. 개인 전문투자자 요건과 규정을 충실히 지키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금감원은 김 회장의 주가조작 연루 여부도 살펴보기로 했다. 김 회장은 다우데이타의 주가폭락 직전인 지난달 20일 시간외매매로 주식 140만 주(3.65%, 605억 4300만 원 규모)를 매도해 주가조작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라덕연 H투자컨설팅 업체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 등에서 이번 폭락 사태를 촉발한 인물로 김 회장을 지목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이번 사태와 무관함을 주장하며 2일 라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데 이어 이날 시간외매매로 매도한 다우데이타 주식에 대한 거래명세서를 공개하고 나섰다. 김 회장이 주가폭락 직전 주식을 처분한 것을 두고 공매도 세력과의 결탁 의혹을 제기한 라 대표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그는 매도 일자를 스스로 정하지 않았으며, 외국계 증권사의 일정에 맞춰 따랐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회장 측 관계자는 “4월 20일 낮 12시 해외 기관에 시간외매매 진행을 통보했으며 당일 장 종료 뒤 거래가 성사됐다”며 “매수자를 찾는 것이 외국계 증권사의 역할이며, 우리는 매수자를 알지도 못하고 알 수도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으로부터 주가폭락 사태 수사 상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 총장은 “주가조작에 가담한 세력과 부당이득 수혜자를 철저히 색출하고 엄정하게 처벌하라”며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피해를 준 불공정거래 범죄에 대해 금융당국과 유기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은 지난달 28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과, 금감원 수사·조사 인력이 참여하는 합동수사팀을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자 10여 명은 최근 서울남부지검에 주가조작 세력을 수사해 달라며 고소장을 냈다. 이들은 주가조작 일당이 피해자 명의의 전화 등을 개통해 주식을 사고팔며 가격 시세를 조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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