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으로 의식 잃고 노천탕에서 숨졌다면…법원 “외부적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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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5월 8일 15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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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지방법원./뉴스1 DB
광주 지방법원./뉴스1 DB
지병으로 의식을 잃었더라도 사망 원인이 ‘익수’라면 ‘외부적 요인에 따른 사망’으로 보고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광주지법 민사14부(재판장 나경)는 A씨의 유족들이 2개 보험사를 상대로 청구한 보험금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70대 남성인 A씨가 가입했던 2개 보험회사가 유족들에게 각각 3875만원, 1500만원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A씨는 2018년 해외 한 호텔 노천탕에서 익사 사고를 당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같은날 숨을 거뒀다.

A씨 유족 측은 지병으로 쓰러진 A씨가 물 속에 숨을 못 쉬어 숨졌기 때문에 보험회사들의 보험금 지급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험회사들은 A씨가 숨진 원인이 지병에 있기 때문에 보험 약관에 따라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A씨가 가입한 보험은 ‘질병으로 인한 사망은 보험금을 지급 받을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건을 들여다본 재판부는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의 의견을 보면 온천욕 등으로 인해 A씨가 가진 질병이 악화, 의식을 잃었고 물 속에서 숨을 못 쉬어 숨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A씨의 질환이 사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만 의식을 잃은 장소가 노천탕이 아닌 다른 곳이었다면 사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의식을 잃어 익사한 A씨의 직접적 사망 원인은 ‘외부적 요인’이자 ‘우발적인 외래 사고’에 해당한다”며 “보험회사들은 원고들에게 사망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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