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9일 전 세계 140여 개국 노조가 모이는 국제제조산업노조 베트남 행사에 참석해 회사를 규탄했다. 노사 임금협상이 결렬되자 해외에서 사측을 비판하는 우회압박전략을 편 것이다.
손우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 탕 롱 오페라 호텔에서 진행한 국제제조산업노조 회의 후 “사측과 교섭을 통해 대화로 풀어보고자 많은 노력을 했지만 회사는 여전히 노조를 무시하고 무력화하려 한다”고 밝혔다. 손 위원장은 삼성전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에 “(노조와 적극적으로 소통한다는 내용은)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사측과 임금협상을 끝낸 삼성 노사협의회를 가리켜서는 “직원들을 대표한다는 어떠한 정당성도 없다”고 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현재 사측과 올해 임금 인상률을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소속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의 약 8%인 9803명이 가입한 사내 최대 노조다. 노조는 10%대 임금 인상률을 요구했으나 삼성전자와 노사협의회가 평균 임금 인상률 4.1%에 합의하자 반발하고 있다.
노조가 최근 경영 위기 속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96% 떨어진 상황에서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것도, 해외까지 나가 자신들이 다니는 회사를 깎아내리는 것도 공감하기 어렵다”고 했다.
삼성전자 사내게시판에서도 “회사 망신줘서 임금 올린다는 로직이 이해가 안된다”, “노조는 생산성을 무기로 회사랑 협상하는게 맞지 않나. 외부에 낱낱이 알리고 오면 도움이 되는 건가” 등 비판의 목소리가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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