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사장 41%가 2030… 부동산중개소 70%가 5060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0일 03시 00분


국세청, 4년간 생활업종 분석
통신판매업-펜션 가장 큰 폭 증가…커피음료점, 평균 3년만에 폐업
코로나 타격 간이주점 34% 줄고 신경정신과 개업은 29% 늘어

직장인 김모 씨(36)는 약 두 달 전 서울 서대문구에 무인 카페를 차렸다. 프랜차이즈라 본사에서 컨설팅까지 해줘 큰 품을 들이지 않고 창업했다. 퇴근 전후 살펴보면 돼 본업에도 지장이 없다. 김 씨는 “신경을 덜 쓰면서도 월급 이외에 부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무인 카페를 선택했다”며 “커피는 워낙 수요가 많다 보니 주변에 카페가 많아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커피음료점을 운영하는 사업자 5명 중 2명은 20,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동산중개업은 50, 60대 사장이 70%에 육박했다. 연령에 따라 사업 업종도 뚜렷하게 나뉘는 것이다. 최근 4년간 병원과 의원 중에선 신경정신과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 80% 늘어난 커피음료점
9일 국세청이 발표한 ‘2018∼2022년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커피음료점을 운영하는 30대 이하 사업자 수는 3만8707명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41.5%에 달하는 규모다. 커피음료점을 운영하는 50대와 60대 이상 사업자는 각각 21.3%, 12.0%에 그쳤다.

커피음료점은 4년 만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전체 커피음료점 사업자는 9만3069명으로 2018년 말보다 80% 늘었다. 100대 생활업종 가운데 통신판매업(148.4%), 펜션·게스트하우스(115.2%)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증가 폭이다. 지속적인 커피 선호 현상, 카페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문화와 낮은 진입장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커피음료점의 평균 사업 존속 연수는 3년 1개월에 불과했다.

50, 60대 사업자의 비중이 높은 업종은 부동산중개업이었다. 지난해 말 부동산중개업을 운영하는 50대 사업자는 5만7227명으로 전체의 38.8%를 차지했다. 60대 이상 사업자도 4만5224명으로 30%가 넘었다. 50대와 60대 이상 사업자만 전체의 69.5%에 달한다. 30대 이하 사업자는 9.4%에 불과했다. 40대 사업자는 교습학원(44.6%)에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 간이주점, 호프전문점 4년 전보다 ↓
병·의원에선 시대 흐름이 크게 반영됐다. 2018년 말 1630개였던 신경정신과 의원은 지난해 말 2102개로 29%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우울감이 컸던 데다 사회적 인식도 달라지면서 정신과를 찾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출산이 지속되면서 산부인과 의원과 내과·소아과 의원은 4%대 증가율에 그쳤다. 한방병원 및 한의원은 1만4662개에서 1만5159개로 3.4% 늘어나며 병·의원 가운데 가장 적은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은 간이주점은 100대 생활업종 중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지난해 말 간이주점은 1만441개로 4년 전보다 33.8% 감소했다. 호프전문점도 25.7% 줄어 그 뒤를 이었다. 직장 회식 문화가 달라지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집합금지, 영업시간 제한 등의 조치가 이어진 영향이 컸다.

숙박 업종에서도 트렌드의 변화가 확실하게 드러났다. 여관과 모텔은 지난해 말 1만8818개로 4년 전보다 11.8% 줄었지만 펜션·게스트하우스는 2만3957개로 115.2% 증가했다. 국내 여행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독채 펜션, 풀빌라와 같은 안전하고 개인적인 숙소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펜션·게스트하우스가 4년 새 2배 넘게 급증한 것이다.

#생활업종#국제청#카페#부동산중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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