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막을 내린 2023 상하이 모터쇼에 출시된 중국 전기차들의 굴기는 충격을 넘어 공포에 가까웠다. 상상도 못 했던 아이디어들로 무장한 차들이 상용화의 길에 들어서 있었다.
전기차 배터리를 5분 안에 교체하는 기술, 2000만 원 미만으로 살 수 있는 전기차, 조수석이 대시보드 아래로 접혀 들어가고 동시에 뒷좌석이 퍼스트 클래스처럼 바뀌는 좌석, 손잡이가 없는 전동식 문을 단 차량 등은 “이게 뭐지”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게 했다.
중국의 거대한 내수 시장은 전기차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전쟁터다. 지역별로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즐비하다. 일부는 중국 차에 대해 “품질과 기술이 아직 멀었다” “안전이 걱정이다” “디테일이 약하다” 등의 평가를 한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혁신과 경쟁 속에서 중국 전기차는 계속 진화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중국 업체들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투 트랙으로 중국 시장을 넘어서고 싶어 한다. 먼저 자국 브랜드를 가지고 시장 맞춤형 차량을 선보여 시장을 공략하는 정공법이다. 다른 전략은 일종의 우회 전략이다. 유명 자동차 브랜드와 협력해 시장을 파고드는 방법이다. ‘해외 브랜드의 탈을 쓴 사실상의 중국 차’로 승부를 보는 것이다.
국내에 진출한 폴스타도 중국 지리자동차와 볼보의 합작품이다. 지리자동차는 현재 르노와 미래차 협력을 하고 있다. 전기차 생산 기술이 뒤떨어지는 브랜드들이 중국 회사와 손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글로벌 전기차 평가 업체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고, 판매량도 늘고 있다. 하지만 걱정도 많다. “우리 전기차가 중국 전기차보다 나은 것이 뭐냐”고 물으면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전기차 산업이 미래차 대전환의 시기에 승리를 할 수 있는 요건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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