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복 소비 등에 힘입어 실적 고공 행진을 지속했던 국내 백화점 업계가 고물가와 불경기가 겹친 올해 첫 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1일 신세계백화점은 1분기(1∼3월) 영업이익 1103억 원으로 전년 동기(1215억 원) 대비 9.2%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순매출은 6209억 원으로 6.1% 성장해 9분기 연속 성장했지만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둔화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기저효과와 전 직원 성과급 지급 등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이 포함된 ㈜신세계는 총매출 2조675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하락하면서 8분기 연속 성장을 멈추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현대백화점도 소비 위축의 여파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공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77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줄었다. 매출은 1조977억 원으로 17.5% 증가했지만 지난해 5월 인수한 가구·매트릭스 업체인 지누스의 실적을 제외하면 전체 매출은 8686억 원으로 7% 하락세다. 특히 백화점 부문은 매출이 5727억 원으로 5.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52억 원으로 7.4% 줄어 타격이 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판촉비,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증가하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롯데백화점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며 3사 중 유일하게 호실적을 보였다. 공시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1분기 매출액은 79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1310억 원으로 21.1% 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일상 회복을 앞두고 패션 상품군에 역량을 집중한 점과 VIP 고객의 소비 증가, 결혼 성수기를 앞두고 이른 웨딩페어를 연 점 등이 겹쳐 매출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해외 백화점 매출 상승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동남아 지역 엔데믹 영향으로 해외 매출이 10.5% 늘었다.
백화점 업계는 점포 리뉴얼, 외국인 관광객 매출 확보 등을 통해 반등의 기회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하반기 강남점 영패션관 리뉴얼 등 점포 리뉴얼을 반등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동남아·중동 등에서 증가 추세인 외국인 단체 관광객 수요를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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