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0일 수출 10% 넘게 감소
반도체 29% 줄고 對中수출 14%↓
KDI “금융 불안땐 성장률 더 둔화”
5월에도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올 들어 쌓인 무역적자가 300억 달러에 육박하며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의 60%를 넘어섰다. 국책연구기관은 올 상반기(1∼6월) 한국 경제가 0.9%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감소했다.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7개월 연속 감소세인데, 이달 들어서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 수출의 양대 축이었던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영향이 컸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보다 29.4% 줄었고, 중국으로의 수출액은 14.7% 감소했다.
수입도 5.7% 줄었지만 수출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무역수지는 41억69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무역적자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쌓인 무역적자는 294억1200만 달러다. 이는 역대 최대 적자를 냈던 지난해 적자 폭(477억8500만 달러)의 61.6%에 달하는 규모다.
수출 부진이 길어지면서 연간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약 2.0%)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을 0.9%로 제시했다. 올 2월 내놨던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1.5%로 3개월 전보다 0.3%포인트 낮춰 잡았다. 정부와 한국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1.6%)보다 낮지만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성장률 전망치와는 같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반도체 경기가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같이 심각하게 부진한 상황”이라며 “하반기(7∼12월)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는 속도도 2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고 말했다.
KDI는 하반기 반도체 수요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으면 한국 경제 회복도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천소라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곡물 및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거나 주요국의 고금리 기조 지속에 따라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할 경우에 성장세는 더욱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은 27만 명으로 당초 전망보다 17만 명 더 늘려 잡았다. 서비스업 부문의 취업자 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기 때문이다.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로 예상했다. 국제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올해 배럴당 76달러 안팎을 보일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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