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된 적자로 경영 위기에 빠진 한국전력공사가 여의도 남서울본부 빌딩 등 자산 매각, 전체 임직원 임금 동결 추진 등을 통해 오는 2026년까지 25조 7000억 원 규모의 재무 개선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내용의 자구책을 12일 발표했다. 당정은 한전 자구책의 세부 내용을 살펴본 뒤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이날 전남 나주 본사에서 ‘비상 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다짐 대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자구안을 발표하고 비상 경영을 선포했다. 지난 2월 발표된 재정 건전화 계획에 담긴 20조 1000억 원보다 규모가 5조 6000억 원 더 커졌다.
앞서 지난 2021~2022년 한전의 누적적자가 38조 원을 넘긴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은 원가에 못 미치는 전기요금의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한전이 먼저 고강도 자구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한전은 서울 요지 ‘알짜 부동산’으로 합산 가치가 조 단위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서울 여의도 남서울본부의 매각 추진을 자구안에 담았다. 이 밖에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3개 층 등 전국 10개 사옥의 외부 임대를 추진해 추가 재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 한전은 한전 및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10개 자회사의 부장급(2급) 이상 임직원 4436명의 올해 임금 인상분을 전체 반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차장급(3급) 4천 30명은 인상분의 절반을 반납한다. 노조와 임금 동결 및 인상분에 관한 협의에 착수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6만 2000여 명에 달하는 전체 임직원의 임금을 동결하거나 인상분을 반납하는 방안이 추가로 추진된다.
이 밖에도 전국 18개 지역본부 산하 234개 지역사무소를 주요 거점 도시 중심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담겼다. 또 지역 단위 통합 업무센터 운영 등 조직을 축소 운용해 비용을 최대한 절감할 계획이다.
한국가스공사도 12일 최초 자구안보다 1조4000억 원이 늘어난 15조4000억 원 규모의 자구안을 발표했다. 한전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매각, 고위급 직원 성과급 반납과 함께 전 직원 임금 동결 방안도 자구안에 포함됐다.
가스공사가 운영하는 프로농구단 운영 효율화를 통해 운영비를 전년 대비 20% 절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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