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에 랜드마크로 추진 중인 대관람차 ‘서울링’ 표절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오 시장은 11일 밤 JW메리어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제27차 전국여성건축사대회에 강연자로 참석해 서울 시정을 소개하던 중 “‘천년의 문’ 설계팀에게 자문을 받고 매끈한 대관람차를 만드는 콘셉트만 잡은 것”이라고 건축업계에서 논란이 된 표절 시비에 대해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지난해 여름 싱가포르 출장 당시 “영국 런던아이, 싱가포르 플라이어와 같은 대관람차를 서울에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 시장은 이날 강연에서 “출장 이후 진도가 안 나가서 직접 챙기기 시작했다”며 “자존심상 전 세계 어디에나 있는 대관람차를 똑같이 만들긴 싫어 전담부서에 ‘가운데 빗살이 없는 매끈한 형태의 구조물을 만들고 관람차를 돌리면 세계적 랜드마크가 될 것 같은데 불가능할지’ 물었고, 부서에서 ‘천년의 문’ 설계했던 팀에 자문을 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설계하신 분이 표절 의구심을 갖게 돼 조인(합류)을 하라고 해도 기분이 틀어지셔서 안 하겠다고 하신 상태”라며 “지금은 그냥 개념도다. 매끈한 대관람차를 만드는 콘셉트만 잡은 것이지 지금부터 시작인데 오해 없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링 표절 논란은 새건축사협의회 문제 제기로 불거졌다. 오 시장은 지난 3월 ‘서울링’ 위치를 마포구 상암동 소재 하늘공원으로 결정하고 기존 전통적 방식의 ‘살(Spoke)’이 있는 디자인에서 탈피해 규모 180m 내외의 ‘살 없는(Spokeless)’ 고리 형태로 조성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자 새건축사협의회는 “서울링과 천년의 문은 개념과 형태, 명칭, 심지어 건립 위치까지 비슷한데도 서울시 발표에는 천년의 문 디자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면서 “이는 명백히 저작권을 무시하는 부도덕한 행위이며 이대로 건립되면 표절 혐의를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서울링 디자인은 일반적 대관람차와 원형 건축물 및 천년의 문 등 다양한 사례를 비교 참조해 구체적 설계안 도출을 위한 방향성 제시 차원의 예시도 형태로 제시한 것”이라며 “실제 구현될 디자인은 민간 제안을 받아봐야 확정된다”고 반박한 바 있다.
천년의문은 1999년 설립된 새천년준비위원회가 국가 상징 건축물을 짓기 위해 낸 설계 공모전에서 선정된 작품으로, 당시 이은석 경희대 교수와 우대성 건축사의 공동 디자인으로 수상했다. 이후 본격 추진을 위해 정부 출자로 설립된 ‘재단법인 천년의 문’은 우대성 건축사가 대표로 있는 오퍼스건축사사무소(현 우연히프로젝트)와 설계 용역 계약을 맺었다. 오퍼스는 설계를 납품했지만 이후 프로젝트가 백지화됐고, 이에 2001년 설계용역비 지급 청구 소송을 내 2010년 대법원 최종 승소까지 진통을 겪은 바 있다.
우대성 건축사는 지난해 서울시로부터 자문 문의를 받았을 때 반대 의견을 표명했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우 건축사는 “천년의문은 당시 오퍼스 직원들이 집까지 담보 잡혀가면서 빚내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건데 정부가 책임지지 않고 도망갔고 11년의 소송을 통해 승소한 것”이라며 “겨우 잊고 지낸 것을 서울시가 뜬금없이 살려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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