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머스크와 첫 별도 회동… “삼성-테슬라 반도체협력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5일 03시 00분


李, 경영전면 나선뒤 최장 ‘22일 출장’
구글-MS 등 빅테크 CEO 연쇄 회동
동행한 경영진과 중장기 전략 점검
재계 “위기 극복할 미래비전 구상”

청바지 입고 머스크 만나 10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삼성전자와 테슬라 경영진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칸 부디라지 테슬라 부사장, 드루 배글리노 테슬라 최고기술책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 삼성전자 제공
청바지 입고 머스크 만나 10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삼성전자와 테슬라 경영진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칸 부디라지 테슬라 부사장, 드루 배글리노 테슬라 최고기술책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4년 경영 전면에 나선 이래 가장 긴 22일간의 해외 출장의 마지막 일정으로 테슬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이 회장이 머스크 CEO와 따로 만난 것은 처음이다. 삼성과 테슬라의 자동차용 반도체·디스플레이 협력이 한 단계 더 돈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삼성의 주요 경영진과 함께 글로벌 기업 CEO들을 만나며 삼성의 미래 사업을 점검했다.

14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10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머스크 CEO를 포함한 테슬라 주요 경영진과 만났다. 이 회장과 머스크 CEO는 글로벌 사교모임 ‘선밸리 콘퍼런스’ 등 여러 글로벌 기업인이 모이는 자리에 함께한 적은 있으나 두 사람이 따로 자리를 마련해 만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이 회장은 청바지와 회색 후드티, 머스크 CEO는 깃 없는 티셔츠와 재킷 등 비교적 편안한 차림으로 만났다.

● 삼성-테슬라 기술동맹 확대
이 회장과 머스크는 첨단 차량용 반도체를 포함해 미래 첨단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을 통해 삼성과 테슬라의 기술동맹이 공고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테슬라는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의 주요 고객사 중 한 곳이다. 2019년부터 14나노 ‘완전자율주행(FSD) 반도체’를 시작으로 FSD 반도체를 공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전기차에는 삼성의 메모리 반도체가 다수 탑재된다. 양사는 FSD 반도체 공동 개발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위한 교류도 진행 중이다.

이번 회동에 테슬라에서는 칸 부디라지 부사장, 드루 배글리노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에서는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한진만 DS부문 미주총괄(DSA) 부사장 등 DS부문 주요 경영진과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함께했다.

최주선 사장이 회동에 참석한 만큼 테슬라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협력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대자동차, BMW, 페라리 등에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공급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공급받고 있다.

자동차용 시스템 반도체는 삼성의 미래 주력사업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자율주행차칩 전문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모빌아이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칩 주문을 따냈다. 기존에는 삼성전자의 경쟁자인 대만 TSMC가 수주해 온 물량으로 알려져 있다.

● 빅테크 등 글로벌 기업 CEO들 만나며 비전 구상
이 회장은 지난달 20일 윤석열 대통령 방미를 계기로 미국으로 출국해 12일 오전 귀국할 때까지 매일 한 명 이상의 글로벌 기업 CEO를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같은 정보기술(IT) 기업 CEO와 존슨앤드존슨, BMS, 바이오젠, 오가논 등 주요 글로벌 제약사 CEO 등 20여 명을 만났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개별적으로 연달아 이렇게 많은 CEO들을 만난 것은 처음일 것”이라며 “위기 상황을 극복할 미래 비전을 내놓기 위한 구상을 쌓아가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연쇄 회동에 주요 경영진이 함께하며 삼성의 중장기 전략을 점검했다. 이 회장이 글로벌 CEO를 만나는 자리에는 일정에 따라 경계현 사장, 최시영 사장 등 DS부문 경영진과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 전경훈 디바이스경험(DX)부문 CTO,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등이 동행했다.

#삼성-테슬라 반도체협력#이재용 삼성전자 회장#테슬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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