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에어컨 수요가 올라가면서 주요 가전 기업들의 에어컨 대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에어컨 시장 점유율 1위를 둘러싸고 기싸움이 한창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올 1분기 국내 에어컨 시장 점유율 절반을 기록하며 10년 연속 1위를 지켰다고 발표했다.
이 근거 자료로는 독일의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GfK 수치를 들었다. GfK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국내 에어컨 시장점유율은 48.6%로 절반에 육박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에어컨 시장에서 2013년 43.6%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이후에도 2020년 40.4%, 2021년 41.7%, 2022년 41.0% 등 40%대 점유율을 유지하며 1위 자리를 수성했다는 것이다.
GfK는 1934년 독일에서 90년 역사를 갖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으로 현재 50개국 이상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년 이상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국내 주요 가전 유통사에서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데이터를 수집해 다양한 수치를 제공한다.
반면 LG전자는 GfK 수치가 신뢰성이 떨어진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LG전자가 Gfk에 공식적으로 제품 판매량을 공개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이 발표한 Gfk 데이터에는 LG전자 가전제품을 가장 많이 판매하는 LG베스트샵 판매량이 정확히 반영되지 않아 실제 시장 점유율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GfK에 자사 판매량 수치를 제공하지 않은 이유로 “가전의 경우 원래 시장조사기관에 판매량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다른 가전업체들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또 다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서는 LG전자가 국내 점유율 1위를 한 적도 있지만 이 역시 집계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LG전자는 이번 수치가 GfK가 공식 발표한 수치가 아닌, 삼성전자가 공개한 수치라는 점을 들며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삼성전자의 이번 에어컨 점유율 수치 공개는 최근 소방청의 ‘제조사별 에어컨 화재 발생 건수’ 통계와 무관치 않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LG전자 에어컨 화재 건수는 720건, 삼성전자는 434건으로 LG전자가 삼성전자보다 높았다.
이에 LG전자는 제품 점유율이 높아 화재 발생건수도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고, 이어 삼성전자가 국내 에어컨 시장 점유율은 우리가 1위라며 반박에 나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핵심 가전인 에어컨 판매량을 놓고 양사가 자존심 대결을 하고 있다”며 “최근 국내 가전 시장이 포화 상태여서 브랜드간 기싸움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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