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재 공장서 표준물질 간담회 연 이유는… “개발 가장 필요한 분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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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한 배터리 시장 표준물질 부재
한국서 첫 NCM양극재 표준물질 만들어
“폐배터리 분야도 조속히 개발해야”

국가기술표준원 진종욱 원장(왼쪽)이 11일 충북 충주시 코스모신소재 공장을 찾아 2차전지 양극재 생산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배터리 분야는 앞으로 표준물질 개발이 꼭 필요한 산업으로 꼽힌다. 국가기술표준원 제공
국가기술표준원 진종욱 원장(왼쪽)이 11일 충북 충주시 코스모신소재 공장을 찾아 2차전지 양극재 생산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배터리 분야는 앞으로 표준물질 개발이 꼭 필요한 산업으로 꼽힌다. 국가기술표준원 제공
국내에서 표준물질 개발이 가장 시급한 분야가 어딜까. 많은 전문가들이 ‘배터리’ 분야를 꼽고 있다. 전기자동차 보급과 함께 매년 시장 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배터리 제품의 성능과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기준, 즉 표준물질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표준물질을 인정하는 국가기술표준원의 진종욱 원장은 11일 충북 충주시 코스모신소재 공장에서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 회사는 배터리 소재인 2차전지 양극재를 생산한다. 한국 배터리 분야의 ‘핵심 시설’을 직접 찾아가 현장 목소리를 들은 것이다. 진 원장은 “배터리 분야가 향후 표준물질 개발이 가장 필요한 분야 중 하나라고 판단해 현장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분야 표준물질 개발은 국내 민관 협력의 성공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은 올 2월 세계 최초로 양극재 표준물질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때 개발한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 표준물질은 코스모신소재의 협력이 없었다면 개발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코스모신소재는 회사 정보와 노하우를 일정 부분 공개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새로운 국산 표준물질 개발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신동구 코스모신소재 전무는 이날 간담회에서 “표준물질 개발은 산업의 기초 인프라에 해당되는 만큼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국내 2차전지 산업의 성장과 글로벌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표준물질의 선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해 시험인증기관과 협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새로 개발한 NCM 양극재 계통 표준물질은 해외 수출 가능성도 작지 않다. 개발을 총괄한 이재형 KTR 표준물질사업 담당자는 “국제기관에 등록하면 한국에서 만든 표준물질을 수출할 수 있다”며 “이미 NCM 양극재 관련 표준물질과 관련해 해외에서 주문이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각광받는 ‘배터리 재활용’과 관련된 표준물질 개발도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혁 코스모신소재 연구소장은 “자원이 부족한 한국은 배터리 재활용이 시급하지만 그 기준이 없어 리사이클 업체들이 내놓는 제품의 광물 함유량 등이 천차만별인 상황”이라며 “폐배터리 분야 표준물질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 원장은 “폐배터리 재활용 양극소재 평가용 표준물질 등 우리 전략산업 분야에 꼭 필요한 표준물질 기술 개발을 신속하게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TR은 표준물질 개발과 함께 국가표준(KS) 및 국제표준(ISO)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 KTR이 한국세라믹기술원(KICET)과 공동으로 연구개발(R&D)을 수행한 ‘리튬 복합 산화물의 화학 분석 방법’은 KS 제정을 완료했다. 동일한 내용을 담은 국제표준(ISO 12467-1) 역시 올해 내에 제정하는 것이 목표다. 진 원장은 “상용 표준물질 개발·보급 사업을 통해 고무적인 성과가 도출됐다”며 “앞으로 표준물질 개발 및 활용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해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표준물질 개발#배터리 시장#폐배터리 분야#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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