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웨이퍼, 보령 블루수소… SK, 지역에 12조 ‘BBC’ 투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7일 03시 00분


소부장-친환경 에너지 사업 육성
5년간 지역 생산시설 설비 확충
기업의 미래 핵심성장 동력 투자
지역 산업생태계 활성화 이어져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전문기업 SK파워텍의 부산 신규 공장이 시험가동을 마치고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다. SK㈜는 지난해 5월 이 회사를 인수한 뒤 600억 원대 유상증자를 했다. 이 자금으로 경북 포항에 있던 공장을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생산능력을 3배로 키웠다. 총면적 5800㎡(약 1750평) 규모의 4층 건물에 직원 1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탄소와 규소를 결합해 만든 SiC는 기존 실리콘보다 고전압·고열에 강하고 두께는 10분의 1 수준인 고부가 반도체 소재다. SK파워텍은 생산 물량의 절반 이상을 미국, 일본, 중국, 대만 등 해외로 수출할 계획이다.

SK그룹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친환경 에너지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국내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지역 기반의 생산시설을 공격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기업의 핵심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가 지역 산업생태계 활성화로 이어지면서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6일 SK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들은 향후 5년간 수도권 외 지역에 주요 공장을 짓거나 증설하는 데 총 12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주로 반도체(Chip),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 이른바 ‘BBC 산업’ 관련 회사들이다. 투자 지역은 울산, 경북 구미 상주 영주, 충남 보령 등이다.

SK실트론은 구미 산업단지에 2026년까지 총 2조3000억 원을 들여 반도체 주요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 신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지난해 3월 공사에 들어갔다. 구미시 관계자는 “SK실트론의 투자 소식 그 자체만으로도 지역 경기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며 “관련 투자 확대에 따른 직간접 고용 증대로 코로나로 침체됐던 지역 실물경제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SK머티리얼즈는 지난해 영주와 상주에 2026년까지 4년간 총 1조3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특히 상주에 1조1000억 원을 투자해 연산 1만 t 규모의 실리콘 음극재 생산능력을 갖출 방침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와 비교해 중국에 집중된 자원 의존도를 낮출 수 있고, 배터리 성능도 개선시킬 수 있어 앞으로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와 친환경에너지 분야에서도 지역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경북 안동에서 주력 생산기지인 ‘L하우스’의 공장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또 백신 개발을 위한 신규 플랫폼 시설도 구축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총 2000억 원이다. SK지오센트릭은 울산에 올해부터 4년간 1조8000억 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조성할 예정이다. 축구장 30개 크기인 약 21만5000㎡(약 6만5000평) 부지에 들어설 이 클러스터는 2025년 완공 후 연간 약 25만 t의 폐플라스틱을 다시 석유로 만들게 된다.

SK E&S는 보령에 연간생산 25만 t 규모의 블루수소 생산기지 설립에 나섰다. 2026년까지 한국중부발전과 함께 5조 원을 투자한다. 블루수소는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을 활용해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수소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BBC 산업과 관련한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할 경우 해당 지역 경제도 활기가 돌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bbc 산업#소부장-친환경 에너지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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