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황에 IT-전기전자 타격
석유화학-철강-운송도 큰폭 하락
물류기업 절반 “1분기 실적 부진”
국내 500대 기업의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조 원가량 줄며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경기 악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악화했고 석유화학, 철강, 운송 등 나머지 산업도 전반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기업분석업체 CEO스코어 등에 따르면 국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 중 실적 확인이 가능한 309곳의 1분기 영업이익은 25조8985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기업들의 작년 1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50조5567억 원으로 1년 사이 24조6583억 원(48.8%)이 줄었다.
500대 기업의 1분기 매출액은 700조7864억 원으로 전년 동기(656조4551억 원) 대비 6.8% 늘었다. 외형적으로 매출은 커졌지만 물류비 증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비용이 커지며 수익성이 나빠진 것이다.
업종별로는 19개 업종 가운데 11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반도체 불황으로 정보기술(IT)·전기전자 업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1분기 20조940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올 1분기 7942억 원 적자로 돌아서며 이 업종에서만 21조 원 가까이 영업이익이 줄었다.
대표적 경기 민감 업종인 석유화학(―3조4023억 원)과 철강(―6578억 원)도 이익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유가 상승으로 좋은 실적을 냈던 석유화학은 경기 부진으로 석유화학 기반 제품 수요가 떨어지며 올해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철강업종도 경기 침체에 따라 주문량이 줄어들며 영업이익이 뒷걸음질쳤다.
운송업(―3조2064억 원)도 팬데믹 이후 물동량이 줄고 해상 운송 운임이 떨어지며 영업이익이 줄었다. HMM의 경우 지난해 1분기 3조1486억 원의 기록적인 영업이익을 냈지만 올해 1분기는 작년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3069억 원을 남기는 데 그쳤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물류기업 197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 이후 물류기업의 경영전망 조사’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47.2%가 지난해 1분기보다 올해 1분기 실적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실적이 증가한 기업은 28.4%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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