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바 대관해 재즈-와인 수업
현대百은 전국 미술관 여행 클래스
갤러리아는 아쿠아리움 체험 등
“첫 곡 ‘렛 데어 비 러브(Let There Be Love)’는 도입부 색소폰과 후반부의 통통 튀는 피아노 연주가 샴페인의 버블감을 떠올리게 하는 곡입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광진구 디도 재즈 라운지. 재즈와 와인을 결합한 수업이 한창이었다. ‘아시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 우승자인 한희수 소믈리에가 관객에게 샴페인을 한 잔씩 주며 음악과 샴페인이 어떻게 어울리는지 설명하고 있었다. 이어 그룹 ‘한국재즈수비대’의 라이브 연주가 펼쳐졌다.
이날 수업은 롯데백화점 문화센터가 재즈바를 대관해 기획한 봄 학기 강좌다. 최근 백화점들이 이처럼 ‘경험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문화센터 강좌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백화점 내부 강의실에 앉아 영상이나 이미지로 수업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현장을 가서 체험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
이날 강좌도 45명 정원에 대기자만 40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남자친구와 재즈바를 찾은 박소진 씨(29)는 “이색 데이트를 하고 싶어 백화점 문화센터의 원데이 클래스를 자주 찾아본다”며 “잘 고르면 유명 강사의 수준 높은 강의를 접할 수 있다”고 했다.
엔데믹으로 외부 활동과 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이런 경향이 더 강화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전문 도슨트와 서울, 대구, 부산의 대표 미술관과 갤러리를 여행하는 ‘갤러리 도슨트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강원도관광재단과 손잡고 우주과학작가와 철원에서 별을 관측하는 ‘별빛투어’ 등 당일치기 여행 클래스를 진행한다. 갤러리아도 아쿠아리움 체험, 야외 출사 등 외부강좌를 확대했다.
백화점 내 브랜드 장인·명인, 호텔 셰프 등 전문가 연계가 잘되는 것도 장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스타벅스 바리스타 중 선발된 ‘스타벅스 앰배서더’와 커피 테이스팅 클래스를 연다. 현대백화점은 단체로 위스키 클래스, 티 오마카세 등 주제를 정한 후 요청하면 센터 내 전문 강사진을 연결해 ‘그룹 과외’처럼 맞춤형 강연을 해준다.
백화점들이 문화센터 강좌 차별화에 나서는 이유는 문화센터가 백화점 고객 유입의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문화센터 고객의 백화점 이용횟수는 일반 고객의 2배, 객단가는 2.3배에 이른다. 롯데백화점도 문화센터 고객의 월평균 객단가가 일반 고객보다 5배 높다. 특히 전체 매출 중 럭셔리 상품군 비중이 일반 고객 평균보다 5%포인트 높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문화센터 회원 중 20, 30대 회원이 2019년 35%에서 지난해 50%까지 증가하는 등 젊은층이 백화점을 찾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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