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감정 6개월 뒤 매각기일 잡혀
집값 상승기엔 감정가 비교적 낮아
“가격 상승 판단되면 참여해볼만”
회사원 A씨는 여러 차례 아파트 청약을 했지만, 치열한 경쟁률에 밀려 번번이 떨어졌다. A 씨는 청약보다 경쟁률은 낮고 시세보다 싸게 매수할 수 있다는 경매로 눈을 돌렸다. 그러던 중, 2차 매각기일을 앞둔 인천 송도신도시에 있는 한 아파트를 발견했다. 2차 입찰가는 6억1180만 원으로 1차 입찰가(8억7400만 원) 대비 30%가 떨어진 상태였다. 그런데 친구 얘기로는 경매는 경쟁률과 입찰하는 시점도 중요하다는데, 지금이 경매로 내 집을 마련하기 좋은 시기인지 궁금하다.
신한은행 신한옥션SA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각가율과 경쟁률은 각각 76.96%, 7.52명으로 나타났다. 3월 말(74.25%, 4.93명) 대비 평균 매각가율은 2.71%포인트, 경쟁률은 2.59명 증가했다. 경매 시장이 매매 시장에 후행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매각가율과 경쟁률 상승은 시장 회복을 가리킨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상품은 가격이 떨어질 때 매수한다. 그리고 가격이 올라갈 때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매수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경매는 매매 상식과 반대로 하는 것이 좋다. 다시 말해 경매 물건은 가격이 상승할 때 매수해야 한다. 경매 물건의 가격이 정해지는 시점과 매각되는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시세 5억 원 아파트가 경매에 부쳐지면 법원은 현황 조사를 통해 거의 시세와 비슷한 수준에서 1차 감정가를 매긴다. 그리고 약 6개월 이후에 매각기일이 정해진다. 이때 가격이 20% 정도 떨어졌다면, 아파트 시세는 4억 원 정도가 된다. 경매로 사는 것보다 시세로 매입하는 것이 싸다는 얘기다. 반면 매각기일 시점에 아파트 가격이 1억 원 정도 올랐다면, 1차 감정가 100%인 5억 원에 낙찰받아도 1억 원 정도의 자본수익을 올릴 수 있다.
A 씨가 발견한 인천 송도신도시 아파트의 경우 1차 유찰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 먼저 지난해 9월 1차 감정가(8억7400만 원)가 정해졌고, 7개월 후인 올해 4월 1차 매각기일에 유찰됐다. 7월 2차 매각기일(매각가 6억1180만 원)을 앞뒀다. 그런데 최근 인천 송도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급매물이 소진되며 가격 오름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가격동향에 따르면 송도신도시가 있는 인천 연수구의 이달 둘째 주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주(0.02%)보다 0.04% 오르며 4주 연속 상승했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6억8000만 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되며 최고가인 10억9500만 원 대비 4억1500만 원이 떨어졌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9일 최저가 대비 9000만 원 오른 7억7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2차 매각기일에 최저가 수준으로 매수하면 1억5000만 원 정도 최근 거래 가격보다 싸게 매수하는 셈이다.
이처럼 경매로 내 집을 마련할 때는 오히려 가격이 떨어질 때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반면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면 적극적으로 경매에 나서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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