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證, 이화그룹 회장 구속직전 이화전기 지분 전량 매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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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0일 이화전기 주식 거래정지
4일부터 나흘간 매도로 90억 이익
메리츠 “2차전지 테마주 위험 관리”

메리츠증권이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이 10일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되기 직전에 보유하고 있던 이화그룹 계열사 이화전기 지분을 모두 팔아치워 손실을 피해 간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10일 이화전기 주식 5848만2142주(32.22%)를 전량 처분했다고 같은 날 공시했다. 2021년 10월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한 메리츠증권은 4월 20일 신주인수권을 행사한 뒤 취득한 주식을 이달 4∼10일에 걸쳐 나흘에 나눠 단가 830∼1082원에 장내 매도했다. 1년 6개월 만에 약 90억 원 이익을 남긴 것으로 추산된다.

공교롭게도 메리츠증권이 지분 매도를 끝낸 10일은 김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된 날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이화전기 주식 거래를 정지했다. 이화그룹 계열사들이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만큼 만약 메리츠증권이 지분을 정리하지 않았다면 투자 자금이 꼼짝없이 묶여 버릴 수도 있었다. 반대로 메리츠증권이 매도한 물량을 산 투자자들은 이화전기 거래정지로 일정 기간 자금을 회수할 수 없어 발을 구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 측은 실제 신주인수권을 행사한 시점은 지난달 20일이기 때문에 김 회장의 구속과 이화전기 매도 결정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행사 청구 후 주식을 받기까지 10영업일이 걸리기 때문에 실제 매도 결정을 내린 건 한참 전”이라면서 “이화전기가 2차전지 테마주로 엮이면서 주가가 폭등했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팔려고 했던 것뿐”이라고 밝혔다.

#메리츠증권#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이화전기 지분 전량 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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