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나려나 봅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부채한도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다우지수 +0.34%, S&P500 +0.94%, 나스닥지수 +1.51%. 이날 S&P500 지수(4198.05)는 2022년 8월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군요.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의장이 이날 기자들에게 “하원이 빠르면 다음 주에 부채한도 합의에 대해 표결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 시장을 들뜨게 만들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피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고요. 다음주 중 의회에서 부채한도가 상향된다면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경고했던 ‘경제와 금융의 재앙’이 닥치는 일은 피할 수 있겠습니다.
이날 뉴스 중엔 월마트의 실적 발표 소식이 눈에 띕니다. 월마트는 지난 분기에 미국 내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7.4% 증가했다고 발표했는데요. 당초 전망치(4.5~5%)를 뛰어넘는 호실적입니다. 특히 전자상거래(+27%)와 광고부문(+40%)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는데요. 온라인 사업의 성장으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사실 인플레이션 압박 때문에 소비가 위축될 거란 걱정이 많았는데요. 적어도 월마트에서는 그런 징후가 크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고소득층과 젊은 고객들이 월마트에서 더 많은 쇼핑을 하고 있다는 군요. 특히 식료품 부문이 월마트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는데요. 더그 맥밀런 CEO는 “우리는 강한 분기를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월마트의 실적은 경쟁 소매업체인 타깃이나 홈디포와는 대조적입니다. 앞서 타깃은 분기 매출이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면서 “판매추세가 약화됐다”고 밝혔습니다. 주택자재를 판매하는 홈디포는 1분기 매출이 4.2%가 줄어들며 부진한 실적을 보였고요. 미국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는 뜻인데요.
뉴욕타임스는 팬데믹 기간 동안 예측하기 어려웠던 소비지출의 패턴이 이제 정상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동시에 소비자들은 구매하는 제품에 대해 더 까다로워지고 있고요. BMO캐피탈마켓의 시몬 시겔은 “매출 급감은 보이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자신이 지출하기로 결정한 것에 지출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실제 미국 상무부가 16일 발표한 4월 소매판매 지표는 예상과 달리 반등했는데요(0.4% 증가). 백화점과 건강∙개인용품점, 식료품점이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레스토랑과 바에서의 지출은 크게 늘었고요. 반면 가구점, 전자제품 매장, 주택개량 소매점 지출은 줄어들었군요. 새 가구와 가전제품은 이미 코로나 시기에 장만했으니 이제는 나가서 밥 먹고 술 마시는 데 돈을 쓰고 있는 셈입니다. 마스터카드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미셸 마이어는 “이는 소비자들의 예산 재조정”이라며 “소비자들은 여전히 ‘경험 기반 소비’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길 열망한다”고 분석합니다. By.딥다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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