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이폰 사용자 4명 중 3명이 애플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 발급자만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애플페이 이용에 발목을 잡았던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 사용자들은 빠른 결제 속도와 간편한 결제 과정을 만족 요인으로 꼽았으나 결제할 수 있는 곳이 적다는 점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22일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애플페이 출시 한 달을 맞아 금융플랫폼 기획조사를 실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7일까지 전국 20~69세 성인 가운데 아이폰 사용자 4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26.4%(120명)가 애플페이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애플페이 사용률이 저조한 이유로는 제휴 카드사가 적은 점으로 분석됐다. 현재 국내에서 애플페이와 제휴를 맺은 카드사는 현대카드가 유일하다. 이에 이번 설문에 응답한 애플페이 사용자 중 64.8%는 애플페이를 이용하기 위해 현대카드를 발급받았다고 답했다. 기존에 현대카드를 가지고 있었다고 답한 애플페이 이용자(35.2%)보다 1.8배 더 많았다.
애플페이 제휴 카드사가 늘어나지 않으면 애플페이 이용자 증가도 더뎌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올해 안에 현대카드를 통해 애플페이를 쓰겠다는 응답률은 26.7%에 불과했다. 이는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3월 애플페이 출시 직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현대카드로 애플페이 이용 의향 있다’고 답한 응답률 34%보다 7.6%포인트 적은 수치다.
반면 ‘다른 카드사까지 확대되면 애플페이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률은 39.8%로 나타났다. 제휴 카드사 확대가 여전히 애플페이 시장 성공을 위한 큰 과제로 확인된 셈이다.
애플페이 이용자가 꼽은 애플페이 강점은 ‘빠른 결제 속도’(56.8%, 복수응답)와 ‘간편한 결제 과정’(51%) 등을 꼽았다. 이 밖에 응답자들은 애플워치, 아이패드 등 다양한 결제 수단과 기기를 지원한다는 점(30.2%)과 데이터 연결 없이 결제할 수 있다는 점(25.4%)도 애플페이 장점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애플페이 이용자 중 절반(53%)은 현장에서 애플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곳이 적어 불편했다고 답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이 결과를 두고 “서비스 도입 초기 애플페이 결제 전용 단말기를 확보하지 못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애플페이로 결제하려면 근거리 무선통신(NFC) 단말기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애플페이 출시 당시 국내 매장에 보급된 NFC 단말기 비율은 전체 단말기 가운데 10% 안팎에 불과해 애플페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매우 적다는 우려가 있었다.
아울러 컨슈머인사이트는 “‘불편한 점 없다’는 응답률이 애플페이 이용자는 4명 중 1명(24.8%)으로 삼성페이 이용자 2명 중 1명(45.6%)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며 “시장 조기 안착을 위한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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