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두달된 ‘애플페이’ 훨훨 나는데…반년 다 된 ‘오픈페이’ 유명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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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5월 23일 06시 54분


2023.3.21/뉴스1
2023.3.21/뉴스1
지난 3월 국내에 상륙한 ‘애플페이’가 간편결제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가운데 출범한 지 반년 가까이 된 ‘오픈페이’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사실상 오픈페이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한 카드사들의 참여율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애플페이, 삼성페이라는 ‘고래’ 싸움에 낀 카드사들이 오픈페이까지 돌아볼 여력이 없다는 자조의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올해 2분기 오픈페이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당초 1분기에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시기가 지연됐다. 우리카드도 상반기 내 오픈페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었는데, 연내로 기한을 늘려놓은 상태다.

오픈페이는 고객이 1개의 카드 결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카드사 구분 없이 모든 카드를 간편하게 등록·사용·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빅테크에 대항하기 위한 일종의 카드사 ‘연합전선’으로, 지난해 12월 첫발을 뗐다.

오픈페이 출범 전에는 6~7개의 카드사가 참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참여율은 저조했다. 지난해 12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하나카드가 가장 먼저 서비스 출시에 나섰고 지난 3월 롯데카드가 합류했다.

국내 9개(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비씨·우리·하나·NH농협) 카드사 중 절반도 되지 않는 카드사만이 오픈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지난 3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애플페이의 영향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현재 애플페이 서비스를 독점으로 공급하고 있는 현대카드의 이용자 수는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특히 신용카드 발급 비중이 높은 현대카드의 체크카드 발급량이 올해 들어 2배 이상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체크카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례적이란 평가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카드의 사용 가능 체크카드 수는 30만8000장이다. 지난해 12월(15만1000장)과 비교하면 103.97% 늘었다.

여기에 삼성페이까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오픈페이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카드사들이 오픈페이에 비관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는 이유다. 카드사마다 이해관계가 다른 데다 결국 애플페이, 삼성페이와 경쟁해야 하는 카드사들의 입장에선 자체 앱을 강화하는 데 역량을 쏟기에도 부족한 상황이라서다.

카드사 관계자는 “아직 오픈페이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은 카드사들은 시장을 지켜보자는 판단이었을 텐데 여전히 이용률이 저조해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사실 카드사 실무자들은 애플페이나 삼성페이에 대항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라 오픈페이까지 눈을 돌릴 겨를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씨·우리카드가 목표 기간 내 오픈페이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고, 현대카드와 삼성카드 역시 오픈페이 참여를 검토 중인 만큼 향후 오픈페이가 ‘날개’를 달 수 있다는 기대 섞인 목소리도 있다. NH농협카드도 올해 내 오픈페이 서비스 제공을 준비하고 있어, 1~2년 내 오픈페이에 국내 9개 카드사가 참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각 카드사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당장 애플페이와 삼성페이에 대항하기 위해 서비스 출시를 서두른다고 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현재로선 여건이 되는 카드사들이 참여해 오픈페이의 제반 여건을 다져 놓고 향후 시기가 맞으면 오픈페이가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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