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두고 독과점 우려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이달 12일(현지 시간) 미국을 방문해 법무부(DOJ) 차관과 면담을 가졌다. 미 법무부는 반독점 관련 정책을 담당하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을 심사하고 있다. 미 법무부가 조 회장을 비롯해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등 기업 결합 관계자들을 미국으로 직접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미 법무부 차관이 조 회장 등을 초청해 의견을 교환한 만큼 합병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양사 합병에 대해 “합병 항공사의 독과점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독점을 해소할 방안을 찾아 달라”는 미 법무부 입장이 나왔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발표 후 미국 측이 지속적으로 전달해 온 내용이다.
두 항공사의 합병에 대한 미 정부의 태도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미국 측 우려를 해소해주지 못한 만큼, 합병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정부가 기업결합 심사를 늦추고 있는 건 결국 대한항공이 독과점 해소 우려를 해소해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면 현실적으로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규모의 대형항공사가 전무한 만큼, 독과점 우려를 전달한 채 일단 승인해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미 항공자유화(오픈스카이) 협정이 체결돼 있어 미국 항공사들도 마음만 먹으면 한미 노선을 운영할 수 있지만, 수익성이 낮아 취항을 강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미 정부가 합병을 승인해줄 의지가 있기 때문에 최고경영자(CEO)인 조 회장을 직접 불러냈다는 해석도 있다.
대한항공은 “12일 면담 후 당사와 지속 논의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 받았다”며 “독과점 우려 노선에 신규 항공사 진입, 증편이 지속 이루어지고 있어 경쟁 환경 복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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